“더운데 진료 보러 오느라 힘드셨죠. 백내장 때문에 불편하실 거 같은데, 조금 더 자세히 눈 상태를 살펴볼게요.”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백내장이 꽤 진행되어 시야에 변화가 온 50대 여성 환자가 내원했다. “평소에도 많이 불편하실 것 같은데, 혹시 너무 더워서 수술을 미루시는 거예요?”라며 조심스럽게 묻자, 대답은 의외였다. “더위가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남은 30~40년 내 눈을 책임질 의사 양반과 병원 고르기 참 힘드네요.”
나이가 들면 노안과 함께 오는 백내장. 과거에는 60~70대 이상에서 발병해 노인성 안질환의 대명사였지만, 최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40~50대에서도 나타나는 등 발병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수명 자료에 따르면, 남성은 79세, 여성은 85세가 평균수명이라고 한다. 위 환자처럼 50대에 백내장이 나타날 경우 앞으로 30년 더 눈을 사용해야 하기에 병원 선택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백내장은 한 번 수술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재수술하지 않으니, 수술 시점과 인공수정체 선택도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사실 환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백내장이라는 것도 인정하기 힘든데, 향후 30년 동안 내 눈을 책임질 병원과 안과 전문의, 수술 시기와 방법까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나 역시 가족, 친지들이 수술을 상담해오면, 내가 직접 집도할 것인지 선후배 전문의에게 맡길지 고민한다. 하여 병원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면, 먼저 백내장 수술 경험이 많은 안과 전문의가 여럿일수록 좋다. 전문의들끼리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더 나은 수술 결과를 위해 여러모로 꼼꼼히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과 협진 시스템을 갖춘 안과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40~50대 젊은 백내장 환자는 물론,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백내장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혈당수치는 물론, 흉부 엑스레이, 간 기능 검사 등 다양한 사전 검사를 통해 수술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차단하고,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으므로 내과 협진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당뇨와 같은 전신질환의 백내장 수술은 일반 백내장 수술과 다르므로, 환자는 자신의 병력을 안과 전문의에게 사전에 알려야 한다.
이밖에도 최신 수술 장비 보유했는지, 안과 전문의들이 끊임없이 연구하는지, 수술 전후 관리를 철저히 해주는지 체크해야 한다.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딱딱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환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선택한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진행되는데, 센추리온과 같은 수술 장비는 수술 과정에서 안압 변화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유지하여 보다 안전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최근에는 내과와의 협진 아래 항산화 주사 등 영양주사(IVNT)로 수술 후 빠른 회복뿐만 아니라 전신건강까지 챙기는 안과가 늘어나고 있다.
누구에게나 나타나지만 아무에게나 수술받을 수 없는 백내장. 수술이 청춘의 시력을 돌려줄 수는 없지만, 수술 후 불편없이 생활하려면 시간이 걸려도 나에게 맞는 병원과 의사를 찾아보자. 다행히도 위의 50대 여성환자는 얼마 전 우리 병원에서 가까운 거리부터 먼 거리까지 모두 볼 수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 후 일상으로 복귀해 여느 때처럼 삶을 즐기고 있다. 필자가 제시한 백내장 병원 선택 팁이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맞는 백내장 수술 병원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노안, 백내장, 시력교정술부터 전신상태까지! 의학과 인문학, 생생한 병원 이야기와 트렌드를 결합시킨 재미있는 눈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