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기준원가계산(ABC) 시스템으로 병원의 성장을 견인해 보자

김수철 세무사의 병원회계

세무법인 택스케어/김수철 대표세무사

정형외과에서 시작한 김 원장은 전문병원으로 전환을 하였고 이제 의료법인을 준비 중이다.

최근 영리자회사 설립 허용으로 의료법인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그 보다는 의료법인을 통해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조직을 갖추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를 위해 어느 진료과를 더 성장시키고 어떤 센터에 더 투자를 할지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또한 각 진료과별 또는 의사별로 성과를 파악해야 하는데, 현재의 원가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파악이 안된다는 보고를 받았다. 김 원장이 스스로 병원회계 책을 보던 중 활동기준원가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과연 우리 병원에 활동기준원가(ABC)가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고민 중이다.

활동기준원가계산(ABC, Activity-Based Costing)이란 전통적인 원가시스템에서 간접비로 구분하던 원가를 활동(Activity)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제품별, 서비스별로 활동소비량에 따라서 배부함으로써 좀 더 합리적인 원가를 계산하고자 하는 원가 계산 방법이다.

따라서 ABC원가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통적인 원가에 대해서 살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병원의 예를 들면, 어떤 시술의 원가를 계산할 때 재료비, 의사 인건비, 간접비(시술별로 추적이 안되는 비용)로 구분을 한다. 시술에 들어간 재료비는 파악하기 쉽다. 의사 인건비는 월급으로 지불 되기는 하지만, 어떤 시술에 얼마나 시간이 투입되었냐를 따져서 시술별로 배부가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간접비이다. 전기요금을 어떻게 시술별로 나눌 것인가? 또는 경영지원인력에 대한 인건비는 어떻게 배부할 것인가? 전통적인 원가제도에 따르면, 매출액이나 환자수 등 조업도(Volume)를 기준으로 배부한다.

어떤 병원이 20만 원 상당의 표준시술(30분 시술) 환자 200명과 40만 원 상당의 고급시술(60분 시술) 환자 50명을 진료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계산 편의상 의사 월급여는 700만 원, 상담실장의 월급여는 250만 원이고 한 달에 22일 근무를 하고 있다. 전기료 등 관리비는 350만 원이다. 

표준시술에 재료비가 1만 원이라고 하고, 의사인건비는 19,890원(월급여 7백만 원÷22일÷8시간÷60분=분당 663원, 30분을 곱함)으로 계산하였다. 관리비와 상담실장 급여의 합계인 600만 원의 간접비는 각 시술의 한 달 매출로 배부하였다.

즉, 표준시술에서 4천만 원(20만 원×200명), 고급진료에서 2천만 원(40만 원×50명)의 수익이 나고 있으므로 표준시술에 400만 원(600만 원 ÷ 총매출 6천 만원 × 표준시술 4천만 원=400만 원), 고급시술에 200만 원을 배부하게 된다.

표준시술에 배부된 400만 원을 200명으로 나누면 시술 1회당 2만 원의 간접비가 배부된다. 결과적으로 표준시술 1회당 원가는 재료비 1만 원, 의사 인건비 19,890원, 간접비 2만 원의 합계인 49,890원이다. 같은 방법으로 고급시술의 재료비를 2만 원이라고 하고, 의사인건비 39,780원, 간접비 4만 원 등을 합치면 99,780원이다. 표준시술의 이익은 가격 20만 원에서 비용 합계 49,890원을 빼면 150,110원이다. 고급시술의 이익은 300,220원이다. 이익률을 계산하면 표준시술이 69.9% (139,890원÷20만 원)이고 고급형이 75.1% (300,220 원÷40만 원)이다. 따라서 상담실장에게 고객이 원하는 대로 표준시술과 고급시술을 추천하도록 의사결정을 하였다.

<전통적인 원가시스템에서의 시술당 이익>

이제 활동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상담실장 급여를 상담시간으로, 전기료는 시술에 필요한 전구의 개수(이하 전구활동)로 배부하도록 해보자. 상담실장의 상담활동을 조사해 보니, 평균적으로 표준형 시술 환자인 경우 10분이 소요되었다. 반면 고급형 시술 환자의 경우에는 가격이 2배이기 때문에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 30분이 소요되었다. 전구활동 조사 결과 역시 표준형 시술의 경우에는 전구를 5개, 고급형 시술의 경우에는 15개를 쓰고 있었다.

다시 상담실장의 급여 250만 원을 시술별로 배부해 보도록 하자. 표준형 시술을 위해 시술 당 10분씩 상담을 하였으므로 총 200명에게 2,000분의 상담을 한 것이다. 고급형은 시술 당 30분씩 상담을 하였으므로 총 50명에게 1,500분의 상담을 한 것이다. 상담실장은 총 3,500분의 상담을 하였으므로 상담시간(분) 당 714원(250만 원÷3,500 분)이 소비되었다. 714원을 기준으로 표준형은 시술당  7,143원(714원×10분), 고급형은 시술당 21,429원(714원×30분)이 소비되었다. 같은 방법으로 전구활동도 계산을 하면, 표준형은 시술당 10,000원 고급형은 시술당 30,000원이 소비되었다.

<활동기준 원가시스템에서의 시술당 이익>

따라서 ABC 원가를 도입하여 분석하면 상담시간과 전구가 더 필요한 고급형보다는 표준형을 추천하는 것이 병원 입장에서 더 유리하다는 결론이 도출 된다. 실제 의료 현실에서 이런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비싼 교정 시술이 더 이익인 것 같아서 계속 추천을 하고 시술을 하였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경력자 간호사의 시간 투입이 많고, 비싼 재료비 때문에 오히려 중저가 교정 시술보다 손해였다는 경우가 그렇다. 

앞의 사례를 통해 살펴 보면 전통적인 원가시스템에 비해 활동기준 원가시스템이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병원 중 ABC원가 제도를 사용하는 곳은 50여 곳밖에 안된다. 의욕적으로 ABC를 도입한 곳들 중에는 이 제도에 회의적인 곳도 많다. 이처럼 도입이나 운영이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째, 시스템 도입 비용이 많이 들고 활동조사에 어려움이 많다. 앞의 활동조사 사례에서 상담실장의 평균 상담시간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상담실장뿐만 아니라 어느 누군가가 측정을 하여야 한다. 전구 개수 역시 시술 할 때마다 누군가가 확인해야 한다. 대학병원의 활동을 이런 식으로 나누다 보면 천 개 이상의 활동이 나올 수 있으며, 이를 하나 하나 측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환자 정보와 활동 정보를 실시간으로 산출해 낼 수 있는 병원의 처방전달시스템 (OCS, order communication system)이나 경영정보시스템이 갖쳐져야 한다. 아무리 활동기준 원가시스템을 도입하였어도 기초 정보가 산출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한편 활동조사를 하다보면, 자신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알리기 위해서 실제보다 활동수나 빈도수를 많게 보고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되면 원가를 더 많이 배부 받게 되며, 원가 왜곡 현상이 해결되지 않는다.

두 번 째는 활동 동인을 결정하는데 여전히 자의적인 판단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활동 동인이란 상담활동의 경우 상담시간, 전기료의 경우 전구개수를 의미한다. 이처럼 상당히 인과관계가 높은 활동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활동들은 합리적인 동인을 찾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경영기획실 인건비를 배부하기 위해서 어떤 동인이 합리적인지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경우는 부자연스럽게 원가동인을 개발하는 것보다 특정 진료과나 시술에 배부하는 것보다 병원 전체가 부담하는 간접비(공통비)로 처리하는 것이 낫다. 

/기고자 : 세무법인 택스홈앤아웃 김수철 세무사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수철 세무사의 병원회계

복잡한 회계학 이론을 병의원 실무에 필요한 정보 위주로 안내하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고자 함

경희대학교 의료경영대학원 겸임교수(병원회계)
(전) 엘리오앤컴퍼니 병의원본부 경영컨설턴트
(전) 한국리서치 해외시장조사본부 리서쳐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통계학과 응용통계학 석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수료(회계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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