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수술에 대한 두려움

알기 쉬운 대장항문질환 이야기

서울 양병원/양형규 원장

바야흐로 치질의 계절, 겨울이 돌아왔다. 대장항문 전문병원은 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 겨울이 환자가 많이 찾는 성수기(?)에 해당한다.

하루는 30대 후반의 한 여성이 찾아왔다. 진찰해보니 밖으로 치핵이 튀어나와 있고 출혈도 있어서 당장 수술해야 할 처지였다. 하지만 한사코 수술을 거부하였다. 이유인즉슨, 그 여성의 어머니가 20년전 치질 수술을 받고 항문이 좁아져 아직까지 배변하는데 너무 힘들어 한다는 이유였다. 또 치질수술 통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심하다고 오랜 기간 동안 이야기를 들어와서 치질 수술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수술을 한사코 거부하는 바람에 일단은 약 처방을 하고, 치질수술 치료후기집을 들려보냈다. 그 여성은 3일 후 병원을 다시 찾아 치질수술을 받았다.
치질환자가 직접 작성한 치료 후기집을 보면 몇 몇 십 년 동안 고생한 것이 억울하다, 진작 치료할 것을 잘못했다, 생각보다 통증이 거의 없다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나날이 발전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들이다.

과거의 항문수술은 치질조직을 나쁜 조직이라고 보아서 정상조직까지 일부 포함해서 치질조직을 모두 제거하는 항문 파괴가 심한 수술이었다. 그래서 항문이 좁아지거나 아니면 대변이 세거나 너무 통증이 심했다.
그러나 인류의 과학이 발전하면서 치질조직은 나쁜 조직이 아니라 항문을 보호해주는 조직이 밖으로 밀려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에 따라 수술법도 정상조직을 없애지 않고, 정상조직이 튀어나와서 오래되어 변성된 안쪽의 조직만 제거하고 밖의 피부는 그대로 남겨두는 수술이 개발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점막하 치질 절제술’이다. 영국에서 처음 개발된 이 수술은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고 이제는 점점 그 유용성이 인정되어 수술의 경향을 바꾸고 있는 추세이다.
이 방법은 정상조직인 항문쿠션조직이 여러 원인으로 밀려나온 것을 치질로 보고, 이를 제자리로 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춘 치료법이다. 최소한의 절제만 하고, 항문 원래의 모양을 살려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결과 실제로 환자의 부담이 많이 줄었다. 치질수술은 2박 3일 입원이면 되고, 창상이 완전히 치유되는 기간은 3주 이내로 좋은 결과를 보였다. 즉 항문조직을 보존했기 때문에 창상 치유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변을 보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있거나 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질 수술이 아프고, 치료해서 완전히 회복까지 오래 걸린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는 경향이 있다. 치질은 방치하면 할수록 증상을 악화시킬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초기에 적절히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치료 시의 항문 모양 보존보다 더 중요한 건 치질이 생기지 않도록 평소 배변 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다. 책이나 신문을 보면서 오래 배변하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용변 후에는 되도록 비데, 물티슈 등으로 항문을 청결히 유지해 주는 게 좋다. 장시간 화장실에 앉아 있게 되는 변비도 적극적으로 예방, 치료하는 게 필요하다.

/기고자 : 서울 양병원 양형규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알기 쉬운 대장항문질환 이야기

대장ㆍ항문질환을 지키는 예방법과 위암의 극복하는 방법에 대하여 양형규 원장이 들려주는 건강 이야기

現 양병원 의료원장
외과 전문의, 의학박사
대장항문외과, 대장내시경 세부 전문의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박사학위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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