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1~2잔에 홍당무, '술' 체질과 대사증후군 이야기

정진규 교수의 평생건강관리 클리닉

충남대학교병원 /정진규 교수

술을 조금만 먹어도 유달리 빨개진다? 선천적으로 알코올분해효소가 결핍된 사람
 
우리가 술좌석을 가지다 보면 1~2잔의 술에도 홍당무처럼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음주 후 안면홍조 증상은 알코올에 대한 취약하다, 즉 술이 약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은 주로 알코올 분해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변환되고, 이것은 알데하이드 분해 효소에 의해 분해된다.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의 중간산물인 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두통, 구역감과 같은 알코올 독성 증상과 안면홍조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술을 조금만 먹어도 유달리 빨개지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알코올분해효소가 결핍된 것으로 음주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이는 의학적인 근거가 있을까? 이번 시간에는 필자가 국제 학술지(SCI)에 발표하였던 논문들의 결과를 토대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음주 시 안면홍조와 인슐린저항성
필자는 2010년에 미국 국립알코올연구소(NIAAA)에서 발행하는 하는 저널에 연구자료를 발표 한 적이 있었다. 건강한 성인남성 62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여 보았는데 결과, 술마신 후 얼굴이 홍당무처럼 되지 않는 비홍조군은 주당 음주량이 소주 1병 이하인 경우 인슐린 저항성의 위험도가 감소하여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5병을 초과하는 경우 인슐린 저항성의 위험도가 높아져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홍조군의 경우 소량의 음주도 인슐린 저항성의 위험도를 감소시키지 않았으며 주당 음주량이 소주 3병을 초과할 경우 인슐린 저항성의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이 결과는 안면홍조 현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적은 양의 음주를 통해서도 인슐린 저항성의 위험도가 증가될 수 있어 음주 시 음주량과 함께 안면홍조 여부도 고려해야 할 항목임을 암시하는 결과였다.

음주 시 안면홍조, 대사 증후군 위험 높아 
대사증후군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여러 가지 있을 수가 있고, 이중 음주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 중에 하나이다. 필자는 올 7월에 종합건강증진센터에 내원한 성인남성 중 진단 받은 질환이 없고 최근 1개월 이내 약물 복용력이 없는 1823명(비음주자 305명, 비홍조군 978명, 홍조군 54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적이 있었다.

그 결과 홍조군에서는 주당 음주량이 소주 1병인 경우 대사 증후군의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1병 초과 4병 이하의 경우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도 1.93배, 4병 초과 시 2.2배가 높게 조사됐다.  반면 비홍조군에서는 주당 음주량이 소주 4병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대사증후군의 위험도가 2배 증가했다. 

이상 필자가 연구한 결과를 보더라도, 잔은 만인 앞에 평등하기에 똑같이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금물!
1,2잔만 마셔도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고 1~2병을 마셔도 문제가 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사람에 따라 몸에서 술을 분해 하는 능력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이처럼 알코올 분해효소가 부족한 경우가 우리나라 사람 중에는 30~40%에 이르는데 이러한 체질은 선천적으로 이루어지며 후천적으로 효소가 저절로 생성되지도 않기 때문에 술을 강제로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고자 : 충남대학교병원 정진규 교수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진규 교수의 평생건강관리 클리닉

독자들과 함께 하는 정진규 교수의 평생건강관리 클리닉!
현대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각종 성인병과 아울러 스트레스 대해 의학적으로 풀어봅니다.

1998년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2004년 가정의학과 전문의
2007년 의학박사
현재 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장/부교수
세계 가정의학회 회원
TJB 객원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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