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에 대한 오해와 진실 ④

 “어떻게 하면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할 수 있나요”
이 질문은 필자가 화장품 연구원이라는 이유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그러나 정답은 없다. 사람마다 피부가 다르기 때문이다.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접근하면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찾을 수 있다.

효과적인 화장품 선택, 안티에이징 성분에 주목
노화는 20대 후반부터 거의 모든 여성이 고민하는 화두이며, 동안(童顔)은 모든 여성의 로망이다. 안티에이징 화장품은 항산화 성분, 레티놀 성분이 주를 이룬다. 그중 레티놀은 거의 20년 가까이 각광받는 성분이다. 주름개선에 효과적이다. 다만 피부자극을 일으킬 수 있어 예민한 피부는 조심한다. 항산화 성분이 많이 함유된 제품은 다음날 안색을 환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피부노화를 막아 주는 효과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펩타이드나 EGF 성분을 함유한 재생크림을 사용했을 때 피부가 확연히 달라진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 성분은 신선도가 중요하고, 또 많은 양이 함유되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피부노화의 시작은 건조함에서 온다
평소 ‘피부동안’임을 자부했던 나는 1년 만에 만난 형부에게 “처제도 눈 밑이 자글자글하구나”라는 슬픈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그때가 32세 초겨울이었고, 저녁 내내 거울을 들여다보고 주름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 설마 했는데, 정말 눈밑에 미세한 주름이 자리잡고 있었다. 나의 방심으로 생긴 주름이다. 미세주름은 대게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노화예방의 첫 번째 수칙은 ‘철저한 보습’이다. 나와 같은 건성피부를 가진 사람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때가 요즘과 같은 건조한 환절기다.
환절기에 피부보약은 첫째도 보습, 둘째도 보습이다. 보습을 위해선 유∙수분 밸런스가 맞는 모이스처라이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분 성분을 많이 함유한 크림은 수분이 쉽게 증발되어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그래서 유분 보호막이 필요하다. 피부보호막 성분인 세라마이드를 함유한 제품이 피부를 오랫동안 촉촉하게 유지시켜 준다. 또 피부의 보습을 유지해 주는 성분으로 아미노산, 히알루론산, 글리세린, 다당류, Na-PCA  등의 천연보습인자도 효과적이다. 그중 히알루론산은 대표적인 보습성분이지만, 입자가 커 실제 피부 흡수는 어렵지만 피부보호막 역할을 해 피부 속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방지해주고 공기중 수분을 머금는 역할을 한다. 우수한 보습제품 선택은 유∙수분 밸런스가 중요하므로 한두 가지 성분으로 판단하기보다 직접 피부에 발라 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동양인의 로망~ 맑고 투명한 피부
여자는 예쁜 얼굴만큼이나 투명한 피부를 원한다. 깨끗한 피부만으로도 이미지가 달라 보이기 때문이다. 피부미인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겠는가. 특히 많은 30대 여성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거뭇거뭇하게 올라오는 잡티들이다. 처음 한두 개 올라오는 것을 무심히 지나치면 금세 색이 진해지고 거뭇한 기미로 아예 자릴 잡는 경우가 많다.  미백을 위한 고민이 시작되는 때다. 미백성분은 보통 비타민C, 알부틴, 코직산 등이 유명하다.

최근에는 항산화 성분도 미백에 효과적인 성분으로 부각되고 있다. 비타민C의 경우 고농도의 앰플 사용할 경우 다음날 안색개선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보습제와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알부틴의 경우 가장 많이 써온 미백 성분이긴 한데, 최근에는 효과에 대한 의구심과 자극에 대한 우려로 사용을 꺼리고 있다. 코직산이 그나마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한때 일본에서 유해성이 제기되어 한동안 금기되었지만 최근 유해성이 실험오류로 판명나면서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외 새롭게 개발된 미백성분을 테스트해 보았을 때 대개 효과적인 미백성분의 임상결과, 7명 중 한 명꼴로 자극을 호소했다. 개인적 견해로는 미백작용은 피부 속의 색소 메커니즘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는 자극 없이 효과적인 미백화장품 개발을 위해 연구 중이다.

개인적으로 미백을 위해 피부의 각질을 주기적으로 제거해 피부턴오버를 촉진시키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자극 없이 피부턴오버를 조절해 주는 제품을 장기간 사용했더니, 실제 기미가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오히려 옅어진 효과를 보았다. 기미나 잡티는 자외선 등 외적 영향도 크지만, 호르몬과 스트레스 등 내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화장품 하나만으로 그 효과를 단정짓기는 어렵다.

얼굴이 자주 빨개지고 트러블이 잦은 민감성 피부 화장품
날이 추워지면 민감성 피부는 쓰고 있던 화장품도 트러블을 일으킬 정도로 예민해진다. 새로운 화장품은 더욱 조심스럽다. 이럴 때는 가급적 화장품 성분이 많은 기능성 화장품 보다 피부를 보호해 주는 보습기능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피부과를 찾는 민감성 피부로 고민하는 고객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새로운 화장품을 구매하기 두렵다는 것이다. 자칫 화장품을 잘못 썼다가 얼굴이 뒤집어져 피부과 신세를 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예민한 피부는 피부보호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을 사용하고, 사용하는 화장품도 꼭 필요한 3~4가지만 쓴다. 국내외 유명 피부 전문가들은 최근 넘쳐나는 화장품 과잉사용을 우려하며 화장품 다이어트를 권고하고 있다. 피부를 건강하게 하는데 꼭 필요한 화장품은 클렌저, 모이스처라이저(로션, 크림), 자외선차단제 정도이다. 특별관리가 필요할 경우 용도에 맞게 에센스나 앰플을 추가할 수는 있다.

민감성 또는 알레르기 피부는 화장품 구매 전 샘플테스트를 통해 피부에 맞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과거 자신에게 맞지 않는 성분이 있는지 전성분을 꼼꼼하게 확인한다. 대게 이런 피부들은 전성분이 많은 화장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많은 성분에 노출될수록 트러블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화장품 연구원들만 아는 화장품성분의 숨겨진 진실 Tip - 오해하기 쉬운 성분이야기

- 오일프리, 알코올프리, 파라벤프리, 향프리는 무조건 피부에 안전할까 ?
오일성분은 역사상 가장 오래된 피부보습 성분이다. 그리고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겨울철엔 보디로션 대신 오일 100%인 베이비오일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오일 성분은 피부호흡을 막고, 트러블을 유발하는 공공의 적이 되었다. 피부모공을 막는 광물성 오일(LP)이 과량 함유된 제품을 얼굴에 사용하는 것은 피부 트러블의 우려가 있지만, 일반적인 식물성 오일이나 실리콘 오일의 경우 피부에 가장 좋은 보습막을 만들어 준다.
알코올은 이전에도 언급하였듯이 건조한 피부에 많이 사용할 경우 피부건조의 우려가 있지만, 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피지를 조절해 주고, 시원하고 프레시한 느낌을 준다.

파라벤은 최근 화장품 성분 중 기피대상 1호지만, 극소량 사용할 경우 가장 자극이 적은 방부 성분 중 하나다.
향에 대한 사람들의 입장은 상당히 모순되고 이중적이다. 향이 자극을 일으킬 수 있어 기피하긴 하면서도 화장품을 살 때 제일 먼저 체크한다. 향이 좋아서 재구매하는 제품도 있고 반대로 효능 있는 제품이라도 향이 좋지 않으면 외면하게 된다. 향은 후각을 즐겁게 할 정도의 소량만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향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용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