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과나무치과병원 김혜성 이사장>
불소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충치 예방의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구강 건강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불소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의문이 제기되고, 공중 계에서 '재검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소의 역사와 그 양면성을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불소와 치아 건강의 관계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우연한 관찰로부터 시작됐다. 1916년, 프레데릭 맥케이(Frederick McKay)라는 치과의사는 콜로라도 스프링스 지역 주민들의 치아에서 '콜로라도 갈색 얼룩', 즉 반점치(mottled teeth)라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는 에나멜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치아에 갈색 얼룩이 생기는 현상으로, 당시에는 부정적인 치아 이상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1938년 트렌들리 딘(H. Trendley Dean) 등의 후속 연구를 통해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불소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 반점치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동시에 충치 발생률은 현저히 낮다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마치 겸상적혈구증이 있는 사람들이 말라리아에 덜 걸리는 현상처럼, 불소는 치아에 반점을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치아를 단단하게 만드는 양면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후 불소의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면서, 1945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세계 최초로 공공 수돗물 불소화가 시작되어 어린이들의 충치 감소에 상당한 효과를 보였고, 수돗물 불소화는 공중보건 분야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인정받게 되었다. 1950년대에는 불소를 함유한 치약이 개발되기 시작해, 1955년 프록터 앤드 갬블(Procter & Gamble)사가 최초의 불소 치약인 크레스트(Crest)를 출시했고, 1960년 미국치과의사협회(ADA)의 승인을 받으며 불소 치약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그러나 이러한 '영광의 역사' 뒤에는 끊임없는 논란이 존재했다. 특히 수돗물 불소화는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에 수돗물 불소화 시범사업이 시행되면서 2001년에 전국 31개 지역으로 늘어났으나, 2018년도에 중단되었다. 국소적인 치아 건강을 넘어 전신적인 부작용 위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에 기반한 것으로, 필자 역시 지금은 불소를 탄 수돗물을 마시고 싶지 않다.
불소의 체내 축적과 전신 건강에 대한 우려는 최근 발표된 공신력 있는 연구들을 통해 더욱 증폭되고 있다. 2025년 4월 공중보건 연례 검토(Annual Review of Public Health)에서는 임신기 및 영아기의 불소 전신 노출이 치아, 뼈, 갑상선, 인지 기능에 미치는 이득과 위험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불소가 단순히 치아를 튼튼하게 하는 것을 넘어, 인체 전반에 걸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과거에 치아 강화 효과에만 집중했던 경향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불소는 우리가 일상에서 다양한 형태로 노출될 수 있으며, 그 화학적 형태와 농도에 따라 체내 흡수 정도가 달라진다. 다음 표는 일상생활 속 불소의 다양한 형태와 흡수율을 보여준다.

<일상생활 속 불소의 다양한 형태와 흡수 정도>
위 표가 보여주듯이 불소는 음식물에 자연적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수돗물이나 치약에 첨가되는 불소는 이온화된 형태로 존재하여 체내 흡수율이 높다. 특히 치약은 매우 고농도의 불소를 함유하고 있어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불소의 전신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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