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하 원장의 어깨 치료 Note!

엑스레이 속 석회, 어깨 통증의 주범 아닐 수도 있다

SNU서울병원김대하 원장
입력
2025-09-10

<어깨 석회로 인한 석회성 힘줄염이 관찰되어 석회 제거 치료 후 힘줄의 염증이 완화된 모습. >
(사진제공=에스앤유서울병원)

어깨 통증의 '주범'이 석회라고 널리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진료실에서 어깨가 아파 엑스레이를 찍고 나면 많은 분들이 걱정스럽게 묻는다. "원장님, 제 어깨에도 돌(석회)이 있나요?" 혹은 다른 병원에서 찍은 사진을 가져와 하얀 점을 가리키며 "이것 때문에 아픈 거 맞죠?"라고 묻곤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깨 엑스레이에 석회가 보인다고 해서 모든 통증의 원인이 석회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 석회가 범인으로 지목된 '억울한 용의자'일 때가 많다.

물론 석회가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진짜 범인'일 때가 많다. 힘줄 속 석회가 녹아서 흡수되기 시작할 때다. 이때의 석회는 단단한 돌이라기보다 치약이나 묽은 분필 같은 질감일 때가 많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이 치약 같은 석회를 '외부 침입자'로 오인해 공격을 하는 것이 통증의 원인이다. "칼로 찌르는 듯하다" "자다가 깨서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표현할 정도의 격렬한 통증이 갑작스럽게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상태가 바로 치료가 필요한 '흡수기 석회'이다.

하지만 아무런 증상 없이 조용히 힘줄 안에 머물러 있는 석회도 있다. 이런 석회는 어깨 통증의 원인이 아닌데도, 단지 엑스레이에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범인으로 오해를 받곤 한다. 통증의 실제 원인은 오십견이나 충돌증후군, 혹은 회전근개 힘줄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데도 말이다. 이 경우 석회는 진짜 원인을 가리는, 억울한 용의자에 불과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엑스레이 한 장이 아니라, 환자의 이야기와 의사의 진찰 소견을 종합하여 판단하는 것이다. "언제부터 아팠는지" "가만히 있어도 아픈지, 움직일 때만 아픈지"와 같은 환자의 이야기와, 특정 움직임에서 통증을 느끼는지 등을 직접 확인하는 진찰 소견을 합쳐야 비로소 석회가 진짜 범인인지, 억울한 용의자인지 구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단에 따라 치료는 어떻게 달라질까? 석회가 '진짜 범인'으로 밝혀지면, 우선 급한 불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 소염제나 주사치료로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힌다. 효과가 제한적이라면 주사기로 석회를 직접 씻어내는 초음파 유도하 세척술(barbotage)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계속되거나 힘줄 손상이 동반될 경우에는 관절경 수술로 직접 제거하고 봉합을 시행하기도 한다.

반면 석회가 '억울한 용의자'라면 치료의 목표는 전혀 달라진다. 석회는 그대로 두고, 통증을 일으키는 진짜 원인, 즉 충돌증후군이나 오십견 등에 맞는 재활운동이나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엉뚱한 용의자에게 힘을 뺄 필요가 없다.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엑스레이 속 하얀 점, 즉 용의자에만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통증을 정확히 수사하여 '진짜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것이 불필요한 치료를 피하고 건강한 어깨를 되찾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깨통증은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하지만, 원인과 치료법이 다양해 환자분께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치료 접근이 필수적 입니다. 회전근개파열 치료 경험이 풍부한 SNU서울병원 김대하 원장이 건강한 어깨로 가는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