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발과 발목을 전문으로 하는 정형외과 의사이다. 정형외과 동문들은 나를 보고 ‘발장이’라고 놀린다. 그런데 필자는 발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오히려 기분이 좋다. 심혈을 기울여 물건을 만드는 ‘장인’이라는 뜻이 있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발과 발목의 질환에 시행하는 정형외과 수술은 정말 다양하다. 같은 수술을 한다고 해도, 사람마다 다른 발모양에 맞춰 해야 되기 때문에 수술을 할 때마다 심혈을 기울여 계획을 하고 수술한다. 그래서 필자는 발장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필자의 그간의 노력이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러한 발장이로서 필자가 다른 분야 정형외과 선생님들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수술은 무엇일지 생각해봤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첫 번째는 발목 관절염 수술 치료다. 정형외과 발장이 외길 인생만 걸어온 필자가 아직도 심혈을 기울이는 발목 관절염 수술이 얼마나 어려운 수술이길래 발장이들이 더 잘할 수 있는지 오늘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째로 발목관절염 치료를 위한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어렵다. 발목의 모양을 바꿔서 남아있는 연골로 발목 관절을 통증 없이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발목관절 보존수술, 발목에 인공관절을 삽입하여 치료하는 발목의 인공관절 수술, 그리고 발목을 구성하는 경골과 거골을 하나의 뼈로 유합하여 통증을 없애는 발목 관절 유합수술, 이 세 가지 수술 중 어떤 수술이 환자의 나이, 관절염의 정도, 발의 모양과 다리의 모양 그리고 환자의 성향 및 의견을 종합해 가장 환자에게 적합한 게 어떤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발장이인 필자도 쉽지 않다.
둘째로, 발목 관절염을 발생시킨 원인을 파악하고 같이 수술해줘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발목 관절염의 원인은 다양하다. 이중 다리의 정렬이 틀어져 있거나, 발 모양이 좋지 않은 경우 발목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리가 내측으로 휘어진 오자 다리, 발의 아치가 무너진 평발은 발목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발목 관절염을 수술할 때, 원인이 되는 틀어진 다리의 정렬 및 발의 비정상적인 모양을 남겨놓고 발목 관절염만 수술한다면, 추후 다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발목 관절염을 치료할 때는 발목 관절염이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틀어진 다리의 정렬 및 발의 모양이 원인이라고 생각되면 이 부분을 교정하는 수술을 같이 해줘야 한다. 발목 관절염의 원인을 파악하고 같이 치료하는 과정은 지속적인 공부와 경험의 축적이 필요해, 이 분야 전문가인 발장이들이 제일 잘할 수 있다.
발목 관절염은 그 형태와 원인이 다양하다. 그래서 발목 관절염 자체를 치료하기 위한 수술법을 선택하기 쉽지 않고, 발목 관절염 원인을 파악해 발과 다리의 모양까지 교정하는 수술을 같이 해야 한다. 따라서 이 부분은 정형외과 족부족관절 전문의들인 ‘발장이’들에게 의견을 묻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건강한 걸음을 위한 의학 칼럼! 두발로병원 대표원장과 함께 하는 족부 및 근골격계 세부 의학정보 및 풍부한 임상경험을 통한 다양한 치료 노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