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시술의 유혹… 질 성형 대신하는 ‘질 필러’는 신중해야

간단한 수술이라도 심리적, 신체적 부담감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무절개, 무봉합 간편한 주사 시술이라는 얘기가 솔깃하게 들릴 수 있다. 이런 대표적인 시술이 얼굴의 꺼진 부분을 채워주는 필러 시술이다. 보통 미용성형 목적으로 이마, 코, 입술 등 안면 부위에 시술한다. 그런데 요실금 수술이나 질 축소성형(이쁜이수술) 대신 산부인과에서 질에 필러를 주입하는 시술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필러를 맞을 수 있는 부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몇몇 부위에 한정된다. 필러를 안면이 아닌, 질처럼 다른 부위 체내에 삽입하는 것이라면 신중해야 한다. 필러 주입 과정에서 감염이 생기거나, 내부에 퍼진 필러가 주변 신경을 누르면 심각한 통증이 생길 수 있고 최근 질에 주입한 필러가 유발한 폐색전증으로 주요 혈관이 막혀 사망한 사례까지 있다. 이러한 시술로 생긴 후유증은 수술을 통한 이물질 제거와 재건술로 치료하는 방법밖에 없다. 충동적인 결정으로 질 필러 시술을 한 후, 생각보다 더 큰 부작용으로 추가적 치료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질 필러 후유증은 필러 제거 수술을 해야 대부분의 증상 개선이 가능한데, 필러 성분에 따라 주변 조직과 유착되면 한 번에 모두 제거할 수 없어 일부를 남기거나, 완전한 제거를 위해 여러 차례 시술받아야 할 수도 있다.

편의성과 통증이 적다는 생각 때문에 질 필러 시술을 선택하게 되는데, 알고 보면 질 필러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필러나 보형물 등 질 임플란트를 이용한 시술 방법도 마취가 필요할 수 있고 회복 시간도 수술에 비해 많이 짧지 않다.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만족감이 떨어지는 경우 이물질을 제거해야 하는 2차 시술이 필요하므로, 오히려 치료과정이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요실금이나 성생활 불만족의 근본 원인을 찾고, 원인에 맞게 치료하려면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와 상담이 선행되어야 한다. 요실금 치료는 약물을 비롯해 TOT 요실금 수술, 질 축소성형, 질 점막 돌기 복원, 질 근육 복원, 질 점막 레이저 교정 등 다양한 수술적 치료법이 있다. 출산 등으로 근육에 손상을 입은 여성에게는 근육 복원술이 필요하고,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점막이 약해져 건강한 점막 돌기가 소실된 경우는 점막 돌기 복원술도 시행해야 제대로 된 수술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술 비용이나 간편성만 믿고 충동적으로 시술받을 때, 시술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근본 원인은 그대로 둔 채 단순히 입구만 좁히거나 근육 복원 없이 점막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을 때 수술 후 오히려 성교통이 심해지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수술 후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싶다면 여성성형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사로부터 장기간 검증된 방법으로 수술받는 것이 효과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