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연장 수술, 어떤 사람에게 필요할까?

사지연장술을 고민하는 사람들 중에는 비율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과거에는 그런 경우가 적었는데 몇 년 전부터 다리를 늘리면 팔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추세다. 황금비율은 가장 완벽한 사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어차피 수술대에 오르는 김에 완벽해지고 싶은 환자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다리를 연장할 때 팔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것은 수술 전에 이미 황금비율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내가 사지연장 수술을 진행한 대부분의 사람들 중 황금비율에 포함되는 사람은 한두 명 정도였다. 그조차도 작은 키 때문에 황금비율에 포함해야 할지 미지수였지만 말이다. 

사지연장을 할 때 팔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소문은 어디서 시작됐을까?
이것은 환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일반인들이 상식에서 생각할 때 “한쪽만 늘리면 비율이 안맞는다”는 이야기를 전문의가 꺼내는 즉시 신뢰도는 굉장히 높아진다. 그렇게 양측연장을 유도하고, 스스로 팔연장도 한다는 말을 덧붙여 환자를 모객하는 시스템으로 보인다. 모든 걸 다하는 완벽한 의사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환자들이 찾아오도록 만들고 그 상태에서 상담을 진행하면서 원하는 수술로 유도시키는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팔 연장은 심사숙고해야 하는 부분이다. 대한민국 어떤 정형외과 의사도 팔 연장을 쉽사리 해준다고 말하지 않는다. 필자의 사지연장 케이스가 4000케이스를 넘겼지만 팔 연장 케이스는 소수이다. 장애로 분류되는 환자들의 팔을 연장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정상 범주의 환자에게 절대 팔 연장을 권유하지 않는다. 그런데 환자들은 “다리연장을 하면 팔도 그만큼 연장해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믿고 팔 연장 상담을 오고 있다. 

팔 연장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팔 연장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은 질환을 가지고 있는 연골무형성증 환자들이다. 이들의 경우 지적 능력은 완전정상이지만 성인의 최종 신장이 125~135cm로 보통 사람의 신장보다 덜 자란다. 신체의 모든 부분이 작기 때문에 팔 길이도 짧은데 배변활동 후 뒷처리를 하는 부분을 스스로 하기 위해서는 팔 연장이 반드시 필요한 환자군이다.

학교 들어가기 전 나를 찾은 무형성증 아이는 성인이 된 지금도 꾸준히 치료를 받고 있는데 지금은 성인이 된 그를 볼 때면 마음 한켠이 항상 아린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완벽하고 안전하게 치료해 주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치료에 임하고 있다. 

팔 연장에도 규칙이 있다. 팔목부터 팔꿈치는 가능한 수술하지 않는다. 팔은 미세한 감각기관이 많이 분포해 있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미세한 감각신경이 손상되면 생활에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팔연장은 대부분 어깨부터 팔꿈치까지의 상박을 연장하는 것을 규칙으로 한다. 

팔 연장은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필요한 수술이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 일반인들이 황금비율을 상상하며 늘릴 부위로 보기에는 그 과정이 매우 힘들다. 의사의 입장에서도 환자에게 팔 연장을 먼저 권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생각이다. 물론 환자가 원해서 일반인을 수술한 경우는 있다. 그마저도 환자의 절실한 요청을 거절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내가 환자에게 권한 케이스는 아니다. 

황금비율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사지연장술은 당신의 콤플렉스를 줄여주는 수술이지, 그리스 미술에서 말하는 인간 태초의 아름다운 비율을 만들기 위해 하는 수술이 아니라는 것을 꼭 명심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