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강백호의 의심질환, 척추 분리증의 예후

척추건강에 대한 굳이 시시콜콜한 이야기

가자연세병원/박재현 원장

90년대 청춘을 기억하는 남성이라면 아마 최근 극장 개봉한 만화영화인 ‘슬램덩크’를 알고 있을 것이다. 원작 영화의 주인공인 강백호는 마지막 경기에서 허리를 다치는데, 등 허리의 찌릿한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어떻게든 경기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서두에서 미리 밝히지만, 이번 칼럼의 주제는 ‘허리 통증을 겪는 만화영화 속 주인공에 대한 과몰입’이다. 마침 날이 따뜻해지면서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환자의 방문이 잦아진 탓도 이번 칼럼 주제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강백호는 어떤 부상을 겪은 것일까? 등을 따라내리는 날카로운 통증을 호소했다는 점과 어떻게든 경기를 마무리한 점으로 보아 ‘척추 분리증’이 가장 의심된다. 척추 분리증은 일반 인구에서 3% 정도 발생하지만,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운동선수의 경우 최대 30%까지 척추 분리증을 진단받을 정도로 발병이 잦다. 증상은 주로 특정 활동 시 발생하는 허리 통증인데, 외상 직후 발생한 점이나 우리의 주인공도 운동선수인 점을 생각하면 더더욱 이 진단을 고려하게 된다.

척추 분리증은 선천적이거나 외상에 의하거나 어떤 이유에 의해서든 척추 몸통을 뒤에서 잡아주는 구조물(관절 간부)에서 분리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척추를 뒤에서 잡아주는 이 구조물은 대칭구조로, 척추뼈 하나당 양쪽에 하나씩 위치한다. 한쪽만 부러진 정도라면 대부분 수개월의 충분한 휴식과 함께 회복된다. 증상 자체도 6주 정도면 대부분 해소되기 때문에 어떤 치료를 받더라도 90%의 환자는 당장은 예전 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양측성이며 만성으로 진행하면 결국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70% 가 척추 전방 전위증으로 진행한다.

주인공은 전문가를 대동한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게 되는데, 이는 중요한 부분이다. 위에서 말했듯 증상은 6주 정도면 호전되는데 사실 뼈가 붙기 위해선 부족한 시간이다. 후천적 척추 분리증이 반복적 외상에 의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과격한 활동으로의 복귀는 만성화로 진행할 가능성을 높인다. 그런 경우 척추가 앞으로 밀리면서 척추 전방 전위증으로 진행해, 만성적인 허리통증과 여러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척추 전방 전위증은 보존적 치료에 대한 반응이 불량한 편이다. 환자가 운동선수라면 운동을 은퇴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척추 질환의 회복과정에서 조급함은 참 멀리해야 하는 감정이다.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허리 통증을 경험하고, 허리 통증의 90% 이상은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증상 소실이 척추 자체의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척추는 자연스레 퇴행성 변화의 내리막을 걷게 되기에 회복의 시간을 주지 않고 조급하게 무리하면, 더 많은 손상이 퇴행성 변화로 남는다.

뼈가 일차적으로라도 붙기 위해선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고, 완전한 골 유합은 길게는 1년 반까지도 걸린다. 매 단계 의학적인 평가를 통해 재활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 단계에 맞는 재활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의 주인공은 조심스럽고 점진적인 재활로 그 이름처럼 화려한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면 하고 상상해 본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척추건강에 대한 굳이 시시콜콜한 이야기

바른 자세는 대체 뭔가요? 척추엔 어떤 운동이 좋을까요? 척추에는 어떤 음식이 좋을까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주사나 시술은 일시적인 것 아닐까요? 환자들이 척추에 대해 흔히 하는 질문들, 평소 자세히 듣지 못하는 답변에 대한 일상 생활의 이야기.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아주대학교병원 신경외과 레지던트 수료
- 전)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신경외과 과장
- 대한 신경외과학회 정회원
- 대한 척추신경외과학회 정회원
- 대한 최소침습척추외과학회 정회원
- 대한 신경통증학회 정회원
- 대한 신기술척추학회 정회원
- 대한 노인신경외과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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