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영역 중 손가락과 손등, 손목 진료 시 X-Ray 검사의 중요성

곽상호의 손·손목 이야기

SNU서울병원/곽상호 원장



외래 진료 시 종종 타 병원에서 손 또는 손목 X-Ray 검사를 했더니, ”뼈는 괜찮다“라고 들었다며 더 정밀한 검사를 원하는 경우가 있다. 과거 X-Ray 촬영본이 담긴 CD를 직접 들고 오시는 친절한 환자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 경우 환자의 의견을 따라 간단한 촉진과 이학적 검사 이후 별 문제가 없어 보이고, 연부 조직 등이나 뼈의 국소 골절 등의 세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CT나 MRI 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역시나 추천하게 된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CT, MRI를 시행하고 확인해 보면 X-Ray에서도 진단 가능했을 골절이나 탈구를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비록 순서가 바뀌었지만 다시 X-Ray로 촬영하게 되면 그곳에서도 진단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분들 중 상당수는 한쪽 손만 시행한 X-Ray가 괜찮으니 정상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더 이상의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30대 남성 한 분은 외상 이후 좌측 4 수지 통증으로 이전 X-Ray가 괜찮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염증 치료를 위해 손가락 관절에 주사 치료를 받으며 지켜보다가 호전되지 않아서 내원하였다. 염증이 가라앉았는지 초음파로 확인하고 싶다고 하여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였고, 해당 부위 뼈의 골절이 의심되는 소견을 보고 다시 X-Ray를 양측 비교하여 정면 및 측면 사진을 시행하였다. 진단은 원위지골의 관절 내 골절이었으며,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관절면이 벌어져서 붙고 있는 도중이어서 수술을 시행하지 못하고 보조기로 치료를 완료하였다. 이전 X-Ray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골절에 대해 정면과 측면 사진을 정확히 시행하면서 1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관찰했다면 보다 일찍 정확한 진단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던 경우였다.

20대 남성 한 분은 주먹으로 벽을 친 이후 손등 쪽이 부어 내원하였다. 역시 타 병원에서 X-Ray를 시행하였으나 골절은 없다고 들었다고 하였고 부목 등은 시행하지 않은 채로 염증을 가라앉히려고 체외 충격파를 시행하였다고 한다. 환자가 원하는 대로 해당 부위 CT를 시행하였다. 검사결과 4, 5 수지 중수골이 손목뼈 쪽에서 탈구가 되어 있었다. 해당 설명을 하고 다시 X-Ray를 양손을 비교해서 시행하였더니 손의 측면 및 사면(45도) 촬영에서 해당 탈구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 경우 외상 후 2주 정도만 경과한 상태여서 비교적 쉽게 수술을 통해 탈구 치료를 할 수 있었다.

60대 남성 한 분은 넘어진 이후 손목 통증이 심했는데, 심지어 2군데의 타 병원을 돌아다니며 X-Ray를 시행하였는데도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듣고 물리치료만 시행해 왔다. 손목을 뒤로, 앞으로 잘 움직이지 못하는 채로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나 필자를 찾아왔다. 일단 양측 손목 X-Ray를 정면 측면을 시행하자, ‘손목 중간의 월상골이 탈구’되어 있는 상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 달의 시간이 지났지만 수술을 통해 월상골을 본래 위치로 정복하여 주변 인대를 봉합하는 수술을 시행할 수는 있었다.

다른 관절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손가락과 손등, 손목의 경우에는 다친 위치에 따라 찍어야 하는 X-Ray들이 비교적 다양하게 존재한다. 또한 골절이나 외상의 경우 처음 수일 동안 큰 변화가 없다가 1~2주 후 비로소 골절면이 확인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리고 반대편과 비교하여 X-Ray를 찍어서 비교하는 것으로도 대칭적인 X-Ray로 보이지 않으면 외상에 의한 변화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타 병원 X-Ray 검사가 괜찮았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X-Ray를 다시 시행해 보는 것은 언제나 진료의 첫 시작이 되며, 병력과 단순 X-Ray 그리고 이학적 검사(당겨보고 흔들어보고 관절 운동 범위를 파악하는 행위)를 종합하면 때로는 정밀한 영상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도 해당 부위 문제를 진단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여전히 외래에서는 더 정밀한 검사를 하지 않아서 진단이 늦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물론 정밀한 영상 검사로도 진단을 할 수 있지만, 해당 외상/질병을 꾸준히 경험해 온 의사라면 양쪽을 비교하여 X-Ray를 시행하고 1~2주 간격을 두고 다시 시행하는 것을 통해서도 상당히 많은 진단을 정확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X-Ray가 괜찮았다는 단순한 언급보다는 기존 X-Ray를 가져오시거나, 그게 아니라면 방문한 병원에서라도 다시 시행해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필요할 것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곽상호의 손·손목 이야기

쉴 때조차 쉬지 않고 움직이는 손과 손목. 방아쇠수지, 손목터널증후군, 손목건초염, 테니스·골프엘보, 손 퇴행성관절염, 주관증후군 등 손과 손목, 팔꿈치에 생기는 상지 질환에 대한 지식과 치료방법(주사치료, 관절경, 절골술, 신경치료, 회복치료)의 개인적 견해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전임의 (수부)
양산부산대학교 정형외과 조교수 (수부)
양산부산대학교 정형외과 부교수 (수부)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대한 정형외과학회 정회원 (The Korean Orthopaedic Association)
대한 수부외과학회 정회원 (The Korean Orthopaedic Association)
대한 미세수술학회 정회원 (The Korean Society for Microsurgery)
미국 수부외과학회 정회원 (American Society for Surgery of the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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