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의료 인공지능에 집중하는 이유

이인식의 <당신의 눈, 안(眼)녕하십니까?>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이인식 대표원장

요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인공지능이 아닐까 싶다. 과거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부터 최근 AI가 그려낸 그림, 또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만든 챗 GPT까지.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인공지능이 빠질 수 없는 핫이슈이다. 사실 의료 분야에도 인공지능은 오래전부터 도입되어 사용 중이다. 인간의 시각적인 한계를 보완해 암을 진단하는 ‘루닛’과 수술 현장의 로봇 수술, 눈 안저 사진을 파악하여 환자의 고혈압이나 당뇨 등 전신 질환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술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의료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의사의 보조 역할로 크로스 체크를 통해 보다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필자가 근무 중인 안과에서도 최근 인공지능을 통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사용 중이다. 해당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과거 병원에서 수술한 50 만안의 수술 빅데이터가 머신러닝되어 라식, 라섹과 같은 시력교정수술을 원하는 이들에게 수술 가능 여부와 가장 적합한 수술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는 왜 이 인공지능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바로 의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술 가능 여부’와 ‘맞춤형 수술’에 대한 판단을 객관적으로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력교정수술 전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저는 어떤 수술을 할 수 있나요?’이다. 하지만 필자는 ‘수술 방법’보다는 ‘수술 가능 여부’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눈을 수술하는 한다는 것은 약 60가지의 다양한 검사 결과값 모두가 수술이 가능한 조건을 보여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과 달리 수술이 불가한 경우가 종종 있다. 각막 모양 불량, 얇은 각막 두께, 다른 안질환 소견으로 치료가 먼저 병행되어야 하는 경우 등 수술을 하지 못하는 조건은 의외로 다양하다. 사전에 이런 가능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수술하지 말아야 하는 눈을 수술한다면 이후 각막확장증이나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발현 등의 치명적인 부작용이 동반되므로 수술 가능 여부를 사전에 종합해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작업이다.

또,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눈도 각자 타고난 조건이 모두 다르다. 같은 얼굴에 있는 눈이더라도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의 조건이 다르며, 각자 올바른 수술 방법이 다를 수도 있다. 이런 눈의 조건에 따른 맞춤형 수술을 받았을 때는 수술 후 결과에 대한 만족감도 다르며 또 수술 후 시력의 질도 높게 나타난다. 맞춤형 수술 또한 의사로서는 버릴 수 없는 욕심이다.

현재 우리의 인공지능은 이런 2가지 물음에 대한 객관적인 답을 제시한다. 검사자의 검사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연동돼 인공지능의 빅데이터와 비교, 분석 후 검사자의 눈의 조건이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 수술을 하기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수술을 권유하지 않는다. 반대로 수술이 가능하다면? 눈의 조건과 가장 유사한 표본 값들 중 어떤 수술을 받았을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왔는지 수억 회 시뮬레이션하여 수술 방법을 추천한다. 이 과정에서 이윤 추구, 마케팅, 유행하는 수술법 등 어떤 주관적인 견해도 들어가지 않는다. 환자는 본인의 눈을 있는 그대로 파악한 수술 방법을 추천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집도의의 의견도 매우 중요하게 들어간다는 것. 인공지능은 보조적인 역할이며 집도의는 이런 인공지능의 판단을 참고하여 수술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다.

혹시 놓쳤을지 모르는 변수를 확인해 수술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과거 수술 데이터들을 시뮬레이션하여 가장 적합한 수술 방법을 추천해 준다. 하지만 아직 의료 인공지능이 가야 할 길은 멀고 아직 많은 이들에게 생소할 것이다. 다만, 인공지능에 지속적으로 데이터들이 쌓여 더 많은 지표들이 생기고 많은 안과에 상용화된다면 환자가 좀 더 안심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우리는 계속 인공지능에 집중할 것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인식의 <당신의 눈, 안(眼)녕하십니까?>

노안, 백내장, 시력교정술부터 전신상태까지! 의학과 인문학, 생생한 병원 이야기와 트렌드를 결합시킨 재미있는 눈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전문의
연세대학교 의학박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외래 교수
미국 백내장굴절수술학회 정회원
실로암 안과병원 과장 역임
카이스트파팔라도 메디컬센터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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