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건초염, 미세내시경 유리술로 치료 부담 낮춰

<미세내시경 유리술 모식도(좌), 미세내시경 유리술 내시경 사진(우) (자료제공: 의정부 연세베스트병원 장철영 병원장)>

손목건초염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손목터널증후군과 함께 손목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드퀘르벵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손목건초염은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두 개의 힘줄(장무지외전건, 단무지신전건)을 감싸는 막인 건초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최근 컴퓨터 사용량 증가와 스마트폰 보급화와 더불어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등의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손목건초염(드퀘르벵증후군) 환자도 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2015년 10만5524명이었던 손목건초염 환자는 2023년 12만9608명으로 10년 사이에 약 22,82% 증가율을 보였다.

주로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헤어디자이너, 목수, 프로그래머 등)과 주부에게서 증상이 나타나는데, 30~60세 사이 여성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특히 임신 말기 또는 출산 후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이 외에도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병 등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목건초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엄지손가락 부분 손목에 발생하는 통증과 압통이다. 특히 엄지손가락을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며, 손목에 부종과 뻑뻑함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해진다면 가벼운 움직임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어 젓가락질이나 휴대폰 사용, 물건을 집는 등의 기본적인 동작에도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손목건초염의 진단 방법으로는 널리 알려진 이학적 검사인 핑켈스타인 검사(Finkelstein’s test)가 있다. 엄지손가락을 다른 손가락들로 감싸 쥐고 손을 아래로 내렸을 때, 통증 및 당김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이학적 검사를 진행 후 X-ray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며, 더욱 자세하게 뼈와 신경, 근육의 이상 등을 파악하기 위해 MRI 검사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비교적 증상이 적은 초기의 손목건초염은 손목의 사용을 줄이면서 휴식을 취하고,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치료와 손목보호대,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으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단, 스테로이드 주사의 경우 즉각적인 통증 개선이 있을 수 있으나, 잦은 주사는 오히려 피부의 탈색, 함몰 및 힘줄의 퇴행성 변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손목건초염은 보다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치료인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기존에 시행했던 개방형 유리술은 손목 부위 피부를 약 3~4cm 절개하여 힘줄과 건초를 둘러싼 힘줄덮개인 첫 번째 신전구획을 절개하여 감압한다. 치료 결과는 좋았으나 절개로 인한 통증 및 흉터, 출혈, 긴 회복 기간 등 환자들의 회복 부담이 컸었다.

이런 개방형 유리술을 보완한 최신 술식이 바로 초소형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미세내시경 유리술이다. 미세내시경 유리술은 부분 마취하에 2mm 미세내시경을 이용하는 만큼 피부절개 없이 작은 내시경 구멍만을 이용해 병변에 접근한다. 내시경을 이용하는 만큼 주변 조직 손상 없이 힘줄과 건초를 감싸는 힘줄덮개만을 선택적으로 절개가 가능하고,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아졌다. 또한 5~10분 내외의 짧은 수술시간으로 환자의 부담은 더욱 줄었다.

단, 환자 부담을 줄이고 수술의 결과는 높인 고난도의 술식인 만큼, 손목의 해부학적 이해도가 높고 내시경 수술에 대한 경험이 많은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손목은 부위 특성상 자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다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발전된 술식으로 치료 부담이 내려간 만큼,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방치하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내원하여 하루빨리 건강한 손목을 되찾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