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백내장 수술 전 더 중요해지는 각막 정밀검사의 의미
50~60대에 접어들면 가까운 글씨를 보는 것이 불편해지고, 야간 운전 시 불빛이 번져 보이거나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는 노안 교정이나 백내장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도 늘어난다. 그런데 이 가운데 20여 년 전 라식·라섹 같은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은 환자라면, 백내장 수술 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눈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이다. 그런데 백내장 수술 후 시야의 선명함과 만족도는 수정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빛이 가장 먼저 통과하는 각막의 상태 역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거 라식·라섹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백내장 수술 후 시력 불편이 나타나는 원인이 백내장 수술 자체가 아니라 과거 수술로 인해 각막에 남아 있는 불규칙한 '고위수차’일 수 있다. 겉으로는 백내장만 해결하면 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막의 불규칙성이 수술 후 시야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라식 수술 초창기,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은 눈에서는 수술 당시 레이저가 시축의 중심(치료의 중심)에서 벗어나 조사되거나, 수술 범위인 ‘광학부(Optic Zone)가 충분하지 않게 형성되었을 수 있다. 이 경우 각막 중심 이탈과 좁은 광학부로 남게 되고, 이러한 변화가 고위수차를 증가시키고, 그 결과 시력의 양보다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대표적인 예가 양성 구면수차와 코마수차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불빛이 퍼져 보이거나 한쪽으로 번져 보이고, 또렷하게 맞지 않는 느낌이 생길 수 있다. 환자는 분명 수술을 받았는데도 시야가 맑지 않거나, 특히 야간에 더 불편함을 호소하게 된다. 안경 도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시력의 질 저하가 문제의 핵심이다.
백내장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눈에서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던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력을 저하하는 원인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각막의 불규칙성을 어느 정도 중화해 주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백내장 수술로 수정체를 제거하면 이전에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각막의 불규칙성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결국 수술 전에는 백내장이 문제처럼 보였지만, 수술 후 남는 불편은 각막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노안이나 백내장수 술을 고려하는 시점이라면, 특히 과거 라식·라섹 수술을 했던 환자는 단순한 시력 검사만으로 수술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각막 웨이브프론트 검사와 각막 지형도 검사를 통해 현재 각막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백내장 수술 전 검사를 통해 빛 번짐 등 시력의 질을 저하하는 원인이 각막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거 라식 수술을 받은 눈은 각막이 얇아져 있거나 강성이 약해져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각막 강성도 검사 역시 필요하다. 이는 추가적인 각막 치료가 가능한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노안 교정 백내장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들이 특히 관심을 갖는 부분은 다초점 인공수정체이다. 안경 의존도를 줄이고 싶어 다초점렌즈(인공수정체)를 선호하는 환자가 많은데 각막이 불규칙하고 고위수차가 높은 상태라면, 백내장 수술 전에 각막을 먼저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다초점렌즈는 각막 상태를 충분히 보지 않고 진행하면 기대한 만큼의 만족도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렌즈 선택은 희망 사항만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현재 눈의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노안과 백내장은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조금 불편하지만, 아직 수술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생각하다가 막상 백내장 수술 시기가 되었을 때 급히 렌즈 종류부터 정하고 수술을 서두르게 된다. 백내장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수술 여부를 서두르기보다 먼저 수술 전 정밀검사를 통해 현재 눈 전체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백내장 수술은 단순히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는 수술이 아니라, 각막과 수정체를 함께 고려해 시야의 질까지 설계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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