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유통도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기준 449억5000만 달러(한화 약 50조 9000억원)로 집계됐다. 연평균 약 18.7% 증가해 오는 2026년에는 2113억6000만 달러(한화 약 239조34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이 활성화 단계에 이르지 않아 정확한 시장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의약품 유통을 위해 지급하는 '유통 수수료'는 제약사의 큰 부담 거리 중 하나다. 특히 중소 제약사의 경우 거래 규모가 작다는 이유 등으로 상위 제약사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2회에 걸쳐 우리나라 의약품 유통 시장의 현황과 현재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의 발전 상황, 세계 각국의 의약품 유통시장 정책과 규모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上)의약품 온라인 유통 세계적 흐름 ... 한국만 외면

▶(下) '규모의 경제' 노리는 세계 각국, 온라인 유통시장 확대 움직임

[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 세계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의 성장 속도가 무섭다. 지난해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 그랜드뷰리서치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14년 107억3500만 달러(한화 약 12조1130억원) 였던 미국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은 연평균 12%씩 성장, 오는 2021년에는 232억4400만 달러(한화 약 26조23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美 '아마존', 필팩 인수 통해 의약품 배송 서비스 본격화

미국은 도서·의류·신발·식품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미국 온라인 커머스 회사 '아마존'이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에 진출하며 급격한 변화가 일고 있다.

아마존의 의약품 유통시장 진출은 지난 1999년 일반의약품 쇼핑몰 '드럭스토어'의 지분을 40% 인수하며 시작됐다. 하지만 아마존은 미국 내 견고한 의약품 유통 시스템으로 인해 사업 부진을 겪었고, 지난 2011년 드럭스토어를 4억3000만 달러(한화 약 4853억4100만원)에 매각하며 의미 있는 변화를 불러내는 데 실패했다.

절치부심 기회를 엿보던 아마존은 지난 2017년 10월 미국 12개 주(앨라배마, 애리조나, 코네티컷, 아이다호, 루이지애나, 미시간, 네바다, 뉴햄프셔, 뉴저지, 노스다코타, 오리건, 테네시)의 약국 면허를 취득한 뒤 대형 의약품 도매 및 의약품 유통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6월28일에는 온라인 약국 스타트업 '필팩'을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1300억원)에 인수하며 미국 50개 주에 온라인으로 의약품을 유통할 수 있는 허가를 취득해 의약품 배송 서비스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도서·의류·신발·식품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미국 온라인 커머스 회사 '아마존'이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에 진출하며 시장 전반에 급격한 변화가 일고 있.

아마존, 오프라인 의약품 유통업체에 '영향력'

아마존의 필팩 인수는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의약품 유통시장을 뛰어넘을 돌파구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필팩 인수를 통해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필팩 자체 운영시스템인 'Pharmacy OS'가 보유하고 있는 환자들의 의료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미국 의약품 유통 구조 내에서 약국 체인을 대체해 의약품 가격을 낮추고 비즈니스를 확장하겠다는 포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안지영 연구원은 "아마존의 필팩 인수 발표 이후 미국 오프라인 의약품 유통업체의 주가가 최대 11%까지 하락했지만, 아마존 주가는 2.1% 상승했다. 이는 아마존이 오프라인 의약품 유통업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아마존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이전보다 다양한 의약품을 유통함으로써 '규모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이 활성화되면 소비자들은 집에서도 쉽게 자신의 원하는 약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中, 국가 차원 유통망 구축 … 日, B2C 형태도 가능

미국뿐 아니라 중국·인도·일본 등도 이미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을 형성하고 점차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온라인 의약품 유통망 구축에 나섰다. 인도는 지난해 5월 온라인 의약품 유통을 위한 면허취득 절차를 간소화해 온라인에서의 의약품 유통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은 지난 2017년부터 일반 소비자가 '아마존재팬'을 통해 전문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B2C 형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안지영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이 확대되며 시장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며 "미국 아마존의 사례는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의 확대가 향후 의약품 유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