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쌍벌죄 도입 이후 리베이트 제약 영업에 대한 시선은 매우 차갑다. 자칫 잘못 엮이면 자신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아예 제약사 영업사원을 만나는 것을 꺼리는 의사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직 현재의 리베이트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아 제약사들은 고민에 빠져 있는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온라인 마케팅이다. 기본적으로 영업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아직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지만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이 온라인 마케팅을 국내에 도입하려는 이가 있다. 바로 온라인 제약영업 플랫폼 `DocsMT`(닥터스 미팅)를 출시한 온헬스넷(OnHeathNet) 김성진 대표이사다.

"온라인 마케팅, 해외에서는 이미 큰 시장 형성돼"

헬스코리아뉴스(이하 `헬코`) :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마케팅은 아직 낯설지 않나.

김성진 대표(이하 `김`) : 처음 온라인 영업을 한다고 했을 때 다들 우리나라에서 잘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쌍벌죄 등 리베이트 이슈 때문에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영업하기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디지털 마케팅으로 가면 자유롭게 마케팅 할 수 있다. 오프라인은 사실 얼굴 보러 가는거다. 사실 오프라인으로 디테일 제대로 하는 회사 얼마나 있나.

헬코 : 해외에서 온라인 마케팅은 어떤가.

김 : 해외에서도 정부가 리베이트를 규제한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써모, 웹엠디, 메디스케이프 등 다양한 커뮤니티 플랫폼이 있다. 써모는 2006년 생겼는데 펀드를 81억원, 닥스미디는 2011년 생겻는데 800억원을 받았다. 엄청난 숫자다. 제약시장 분석해 보니 800조원이 넘는다. 800조원 중 10%를 마케팅으로 쓰는데 80조원인데, 이 중 온라인 마케팅에는 2% 밖에 안쓴다. 엄청난 포텐셜이 있는 분야다.

헬코 : 우리나라에서는 유사한 마케팅이 없나.

김 : 전세계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비롯한 아시아는 전멸이다. 일본 MR군, 중국 DXY 제외하면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닥플, 메디게이트 등 포털 형식의 커뮤니티가 있지만, 제약사들이 온라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사이트는 아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실시간 비교 컨퍼런싱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화이자의 `화이자링크`, MSD의 `MD패컬티`, 한미약품의 자체 사이트 등 제약사들이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있지만, 의사는 그 많은데 다 들어가기 어렵다.

"아날로그 방식 대비 10배 이상 효과 있다"

헬코 : 온라인 마케팅이 실제로 어느 정도 성과가 있나.

▲ 온헬스넷 김성진 대표

김 : 시범사업을 2014년도에 했다. 당시 제약회사 2군데와 접촉했다. 참여한 의사들이 40개 대학병원 120명 이상이었고, 한 의사당 24회씩 3000회 디테일링을 목표로 진행했다. 참여율이 76%가 나왔다. 평균 듀레이션이 30분, 최고 1시간. 성공적이었다.

헬코 : 아날로그 방식과 비교해서 매우 성공적이다.

김 : 제가 영업MR출신이다. 금전적 효과로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10배 이상 효과가 난거다. 제가 영업을 할 때 하루에 8시간 일하는데, 200분은 운전하면서 보내고, 하루에 3시간은 의사를 기다렸다. 운이 좋은 날은 8명까지 만나봤다 평균 5명 만났다. 한 의사당 길어야 2분 만난다. 무슨 이야기 하겠나. 외국계 제약사는 1콜당 10만원이상 들어간다. 아날로그 방식은 너무 힘들다.

헬코 : 현재 영업사원들은 상당히 어렵게 영업을 하고 있다. 고객 세차만 했다는 영업사원도 만나본 일이 있다.

김 : 세차만 하면 다행이다. 골프장 픽업, 해외출장, 학회장 픽업, 심부름까지 한다. 왜그럴까. 서로 니즈(needs)가 맞지 않아서다. 대학병원에 의사가 가만히 앉아 있으면 노크하는 영업사원이 20명 정도 된다. 그 사람들 다 만나면 일 못한다. 의사의 니즈는 영업사원들 안와도 원하는 자료 쉽고 빠르게 찾아보는거다. 제약사는 의사의 니즈를 파악해 의사가 원하는 메세지를 전달하길 원한다. 근데 잘 모른다. 딱 맞는 순간은 행운이다. 서로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쉽고 빠르고 편하게, 언제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주고, 제약사는 의사들이 원하는 컨텐츠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자. 그래서 만든게 닥터스 미팅, `닥스MT`다.

헬코 : 그래서 창업으로 이어진 것인가.

김 : 한번 성공하고 나니 용역식으로 한번 하고 말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디테일링(E-detailing)도 하고, 커뮤니케이션도 하고, 제약사들이 올리는 최신 정보도 올릴 수 있도록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콘텐츠만 좋으면 의사들이 인정해 준다"

헬코 : 의사들의 호응도를 얻어내기 어렵지 않았나.

김 : 사람들은 경험해 보기 전까지 필요성을 잘 모른다. 서비스 퀄리티나 내용에 따라 참여율이 결정된다. 우리는 의사가 없어도 제약사들이 쓰고 있다. 자기들 고객 대상으로 온라인 컨퍼런스 해야 하지 한다.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의사들 데리고 들어온다.

헬코 : 콘텐츠만 좋으면 의사들이 인정을 해 준다는 것인가.

김 : 영업사원으로 일할 당시 리베이트를 가져다 준 적이 없다. 처음에는 깨끗하게 영업하려고 했더니 의사들이 인정해주지 않더라. 1주일에 한번 의사들에게 새 논문을 가져다주면서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서 가져다주는 것을 10년 했다. 그랬더니 인정해 주더라. 의사들은 돈을 목적으로 하기 전에 공부하는 사람이다.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뭔가 이익을 줘야 처방하겠지 하지만 학술적 설득만 된다면 처방한다. 그게 의사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헬코 : 닥스MT의 장점은?

김 : 우리 플랫폼을 설명하자면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온라인 영업에 필요한 실시간 화상시스템을 개발했다. 종합병원에는 방화벽이 다 깔려 있어 화상 시스템이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우리 시스템은 방화벽에 관계없이 작동한다. 설치 프로그램이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채팅도 되고, 스크린쉐어, 파일공유도 된다. 현재 앱으로도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이 의사들을 위한 클라우드 소셜 네트워크다. 우리 시스템 안에 페이스북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콘텐츠다.

헬코 : 콘텐츠 등 플랫폼 활용에 대한 예를 든다면.

김 : 우리나라 의사들은 학회 열리면 어울리지 못한다. 학회에 참석하고 나면 저녁에 열리는 소규모 세니마 컨퍼런스에 참석하지 못하는 거다. 우리 플랫폼을 이용하면 어떤 행사가 있는지 다 확인 가능하다. 연자가 누구고, 좌장이 누군지 다 알수 있다. 화상 컨퍼런스에 들어가면 컨퍼런스가 끝난 뒤에도 참석자들과 커뮤니티가 가능하다. 질문을 올리면 연자에게 이메일이 날아간다. 컨퍼런스마다 밴드가 형성돼 있다. 참석한 의사들을 클릭하면 프로파일도 확인 가능하다. 미국국립의학도서관에 연결돼 있어 해당 의사들의 논문을 확인 가능하다. 제약사들은 해당 회사들을 팔로우 하고 있는 의사들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글로벌라이징 원하는 국내 제약사들도 활용 가능"

헬코 : 현재 제약사들의 반응은 어떤가.

김 : 제약사 반응 좋다. 현재 5개 다국적제약사가 들어와 있다. 시스템 완성해서 영업한지 얼마 안됐다. 회사를 만들어서 시작한 것이 올해다. 미국 시장도 목표로 하고 있어 뉴 저지에 지점장이 활동 중이다.

헬코 : 이디테일링을 하려면 맨투맨 영업과 달리 갖고 있는 자료가 많아야 할 것 같다. 국내사들은 사용하기 어렵지 않을까.

김 : 국내사들의 경우 카피약만 만드는 곳은 어렵고, 기술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회사가 글로벌라이징을 위해 해외에 자사 약물을 소개하고자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내사중에서 경쟁력 있는 개량신약을 해외에 팔려면 우리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헬코 :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개원의들에게는 어렵지 않겠나.

김 : 개원의 중 사업이 목적인 의사들에게는 안먹힌다. 개원의들은 아침에 출근하면 환자가 앉아 있다. 카톡도 못본다. 영업사원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콘텐츠를 올리면 개원의도 볼 수 있다. 제약사 콘텐츠 올리고, 의사들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하려고 한다.

헬코 : 자금 문제는 없나

김 : 펀드를 하려고 한다. 실리콘밸리도 가고, 한미정상회담도 다녀왔다. 코리아 서밋 참가하기 위해서다. 한국에서는 엔젤투자를 3번정도 받았다. 현재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미 받은 돈만 몇 억 된다.(온헬스넷은 올해 코이스라 시드 파트너스, 옐로우우드 엔젤클럽,한국 벤처투자주식회사(KVIC)로부터 각각 최대 1억원을 투자받았다. 스마트 벤처창업학교에서는 지난 7월 4000만원의 지원금도 받았고, 현재 사무실을 제공받았다.)

헬코 : 실시간 화상시스템을 통한 온라인 세미나는 연자(의사)에게 수고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리베이트 문제가 있지 않을까.

김 : 정상적으로 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우리 시스템은 제약사 아이디로 들어가면 관련 리포트를 뽑을 수 있다. 리포트를 확인하면 의사들이 어떤 채팅까지 했는지 다 나온다. PM들에게 필요한 시스템이다. 녹화 영상까지 올릴 수 있다. 제약사들은 이게 필요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