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분자진단(Molecular Diagnosis)시장에서 상위 업체들의 지배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분자진단시장은 2010년 이후 연평균 7.9% 성장했으며, 앞으로도 연평균 8~10%의 성장이 전망된다.

분자진단은 병원체 DNA · RNA를 검출하거나 세포 DNA · RNA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전세계 시장 규모는 56억달러(약 6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분자진단은 임상화학, 면역학, 미생물학적 검사법을 대체해 가고 있으며, 과거에 불가능했던 유전자 검사까지 가능해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처 : LIG투자증권>

로슈 등 8개 업체 90% 점유

2014년 기준 세계 분자진단 시장은 상위 8개 업체(Roche·BioMerieux·Hologic·Grifols·Cepheid·Abbott laboratories·Becton Dickinson·Qiagen)가 전체 시장의 90.0%를 점유하고 있다. 시장 1위 업체는 2014년 기준 전체 분자진단시장의 31.6%를 차지한 로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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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8개 업체의 매출 성장률은 2010~2014년 기준 연평균 20.5%로 전체 연평균 성장률(7.9%)를 상회하고 있다.

다만 로슈의 시장 점유율은 2012년을 고점(37.5%)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로슈를 제외한 상위 7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2010년 30.1%에서 2014년 58.4%로 확대됐다.

활발한 M&A·파트너십 체결로 기술 상향 평준화

▲ 분자진단 상위 8개 기업 매출 비중 변화

<출처 : LIG투자증권> 상위 업체들의 시장 독식 및 로슈의 점유율 하락은 핵심 기술인 실시간 PCR(Polymerase-Chain Reaction) 기기의 고도화와 상위 업체들 사이의 기술력이 평준화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PCR은 전체 분자진단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PCR시장이 실시간PCR로 진화하면서 분자진단 업체들은 기기개발에 집중했다.

로슈는 2010년 이후 Cobas 6800/8800 등 PCR 관련기기 5개를 발매했으며, 퀴아젠(Qiagen)은 2011년 Qiasymphony, 베크만 쿨터(Beckman Coulter)는 2014년 VERIS MDx System 등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력은 상향 평준화 됐다.

<출처 : LIG투자증권>

분자진단 업체들간의 활발한 M&A도 과점화와 기술력 상향평준화의 주요 요인이다. 글로벌 제약 회사들간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M&A가 활발해지면서 분자진단 업체들간에도 기술력 확보 차원에서 M&A 규모가 점차 확대됐다.

분자진단 업체들간의 M&A 목표는 실시간 PCR의 점유율 확대와 현장진단(POCT)과 같은 차세대 분자진단 기술력 확보다.

전자의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2013년 Grifolds의 Norvartis진단사업부 인수, 2012년 Hologic의 Gen-Probe의 인수다. 이 두 업체의 M&A로 Grifolds와 Hologic의 분자진단 사업부는 2014년 기준 4~5억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하며, 분자진단 산업 내 세컨드 티어(Second-tier, 최상위권 바로 아래를 차지하는 등급)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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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자진단업체들은 소프트웨어 강화를 위한 일반 제약업체들과의 파트너십 체결에 나서고 있다.

파트너십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업체들은 Qiagen과 Becton Dickinson이다. Qiagen은 실시간PCR에 적용하기 위한 공급계약 체결 외에 암 동반진단을 위해 일라이 릴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Qiagen은 2007년 분자진단 내 시장점유율이 4.9%에 불과했으나, 2014년 매출액 2위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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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 중 멀티플렉스 기술 보유한 `씨젠` 주목

분자진단 국내 시장에서는 실시간PCR 기술을 갖춘 씨젠이 가장 돋보이고 있다. 씨젠은 2014년 11월 Beckman Coulter사와 ODM 공급 계약 체결한데 이어, 2015년 7월 Qiagen, 9월 Becton Dickinson사와도 같은 계약을 체결했다.

씨젠의 실시간PCR시약 기술은 하나의 시약으로 20가지 이상의 검사를 수행하는 멀티플렉스(multiplex) 기술이다. 현재 글로벌 분자진단 업체들 시약은 로슈의 Taqman Probe 기술을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씨젠의 실시간 PCR시약 기술의 사용 비중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씨젠은 2008년 미국 3대 임상 검사센터기관 중 하나인 BRL사(BioReference Laboratories)와 독점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씨젠의 매출은 2010년 250억원에서 2014년 640억원으로 늘었다.

이 회사는 멀티플렉스 기술 개발 이후 2014년 11월 미국 Beckman Coulter사와 시약 ODM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2015년 7월 독일 Qiagen, 같은해 9월 미국 Becton Dickinson 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Qiagen과 Becton Dickinson사는 글로벌 분자 진단 시장에서 각각 시장점유율 8.5%, 7.5%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