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에서 우리나라 의료 기기의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 9월 한국과 주거래하는 해외바이어들을 통해 자국 내 수요가 급등한 공산품 100개를 조사한 결과, 전체 순위 중 의료기기가 3위를 차지했다고 최근 밝혔다.

KOTRA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의료기기는 여러 나라에서 인기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중에서도 동유럽과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의 수요가 급등했다.

이 중 폴란드와 콜롬비아, 모잠비크 등은 정부의 보건정책 강화 및 의료기관 현대화 정책에 따라 MRI, CT스캐너 등 고가 의료 장비의 수요가 높았으며 카타르도 정부의 `의료허브 육성 전략`으로 인해 의료용 진단기기 등이 큰 사랑을 받았다.

또 체코는 보톡스 등을 투여하는 약물주입기를, 쿠웨이트는 내과 수술용 튜브 등을, 에티오피아는 의료 기자재 및 소모품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바이어들이 선호하는`한국산` 품목 순위. 붉은 네모 안에 있는 것이 보건의료 관련품목.

단 이번 조사에서 임플란트 및 치과용 인조인체부품(26위), 콘택트렌즈(32위), 인조관절(58위) 등은 의료기기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100대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순위에 이름을 올린 보건의료 관련품목은 의약품(36위), 백신(51위), 복제의약품(70위) 등이었으며 `한국산` 수요가 높은 품목은 미용용품 및 기능성 화장품이 꼽혔다.

한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한류`와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 때문으로 알려졌다. 가령 쿠웨이트의 경우 한류 붐으로 여성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의 한국산 콘택트렌즈를 호평하고 있으며, 콜롬비아는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한 한국산 의료기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수요 높아도 `인증·브랜드화·가격경쟁력` 더해야" = KOTRA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품목의 인기는 높았지만 국내업체의 국제인증 획득과 브랜드 구축, 가격경쟁력 강화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OTRA는 국내 업체들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인증`이라고 밝혔다.

카타르의 경우, 정부가 의료센터 31곳, 장기요양시설 2곳, 일반·전문 대형병원 각 1곳 등을 건립하기로 한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이 있는 국내 의료기기 선호도가 높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카타르 내 대부분의 에이전트·바이어들이 국제 인증을 보유한 의료기기를 선호하고 있어 이를 취득한 의료기기를 내놓아야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

또 에티오피아와 우즈베키스탄 등은 의료 관련 제품의 경우 식약청 등록이 의무적이며 등록과정이 오래 걸리고 조건이 까다롭다. 특히 제약사의 경우 EU GMP에 준하는 자격이 필요하거나 식약청의 공장 실사를 받아야 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해 한국산 수요를 실제 성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에 맞는 인증 과정이 필요하다.

인증 외에도 중요한 점은 국내 제품의 브랜드 구축 및 가격경쟁력이다.

일례로 콜롬비아는 현지 바이어들 사이에서 기기의 우수성과 가격 대비 효과는 잘 알려져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에 대비했을 때의 가격 조건은 좋지 않다. 즉 낮은 브랜드 구축이 `가격은 낮지만 이정도의 브랜드에 큰 금액을 지불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KOTRA 통상전략팀 관계자는 "이 밖에도 약물투입기나 콘택트렌즈의 경우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와 선호도가 높지만 최근 인도와 터키 등 국내 업체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제공할 수 있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을 통한 시장 우위 확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