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달하면서 바이오센서의 활용범위가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 뿐 아니라 건강상태를 예측하는 범위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해 당사자들 사이의 기술협력 부족과 규제 절차 문제 등이 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센서는 생물이 갖추고 있는 반응계를 이용하여 물질, 특히 유기화합물의 상태나 농도를 측정하는 측정기를 뜻한다. 발효공업이나, 식품, 농업, 수산업 등에 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의료계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분야다.

의료 분야에서는 광검파 바이오 센서(Optical Detection Biosensors), 나노 바이오 센서, 실리콘 포토닉스 바이오센서(Silicon Photonics Biosensors)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 최재호 팀장과 이종현 연구원의 조언을 통해 헬스케어 바이오센서의 발전 가능성과 장벽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중대한 질병에서 가벼운 질병으로 대상 범위 확대

바이오센서는 초기에는 암과 같은 심각한 상태를 감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최근에는 약물 유해 생물학적 검출로 건강 상태를 예측하는 등 다양한 진단 방식에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외용 바이오센서(external biosensor)는 환자의 혈액을 화학적 분석을 통해 심장 마비 가능성 여부를 즉시 알아 낼 수 있는 i-Stat 랩온어칩과 같은 현장 진단 기기로 응급실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2년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세계 최초로 다종의 식품 독소나 암 진단을 위한 마커(marker)를 반도체칩 하나로 검출할 수 있는 `다중 검사 바이오센서 칩 및 자동 검출 시스템`과 `현장진단용 초고속 혈액 전처리칩`을 개발한 바 있다.

바이오센서가 주목받는 이유는 의료기기를 통해 유전 및 프로테오믹(proteomic, 단백질체) 정보 형태의 풍부한 분자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생물 과학에 활용되는 있는 일반적인 시퀀싱과 분석 기술들의 처리량에는 제한이 있어 만일 칩 상에서 처리되어야 하는 정보들이 기기가 수용할 수 있는 양을 초과하게 되면 효과적이고 양질의 산출물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또, 바이오센서 기술를 통해 다양한 기능들을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시킬 수 있어 복잡한 분석 프로토콜들을 저비용으로도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주사·알약보다 많은 장점 보유

최근의 바이오센서 기업들은 신약 개발과 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응용 분야들을 찾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제약산업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약물 전달 분야는 현재 주로 피하 주사와 알약 등 침습적이고 제어하기 어려운 방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센서는 침습성이 적고, 제어가 가능해 약물 전달 분야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또 이식형 기기인 경우, 의사나 환자가 약물 주입에 있어 지속적, 주기적, 선택적으로 주기를 선택할 수 있으며, 약물 주입 주기 옵션이 가능해진다면 매우 복잡한 약물 투약 패턴도 가능해 질 수 있는 것이 바이오센서 기술이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 관계자는 "바이오센서가 발전하면 각각의 바이오 칩들이 동시에 무수한 생화학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초소형 대량 생산 실험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바이오 센서가 더욱 강력한 미니 실험실로 진화되어 순식간에 수 많은 질병 상태들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전자 지도와 단백질 시퀀싱(protein sequencing)이 결합해 간단한 터치만으로도 광범위한 건강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홈 케어 모니터링(home care monitoring)은 물론, 의사 자문을 얻고 싶을 때는 병원에 전달까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학 분야와 전문가들 협력 필요

하지만 최근 바이오센서의 발전 가능성을 가로막는 몇 가지 문제점들이 도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본 집약적 연구개발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개발단계는 초기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규제도 바이오센서 발전의 장벽이다. 많은 기업들이 바이오칩과 바이오센서 생산에 대한 전문 기술 지식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까다로운 의료 규제 절차를 밟아 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바이오 센서 기기 업체들은 일반 의료 기기들이 준수해야 하는 규제들뿐만 아니라, 미국 국제진단검사표준 및 임상검사실 품질협회, 미국재료시험학회, USP-NL(the United States Pharmacopeia National Formulary), UL(United Laboratory) 등 준수해야 하는 규제들이 많은 편이다.

또, 바이오센서가 실제 활용되는 분야와 마이크로 센서 공유, 칩을 통한 유체 운반 및 측정결과, 측정 시스템에서의 온 칩(on-ship)과 오프 칩(off-chip) 기능간의 인터페이스 정의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기술적 과제이지만, 공학분야와 의료분야 전문가들 사이의 협력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점도 난점으로 꼽힌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 관계자는 "공학 분야와 의료 분야 전문가들간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초소형의 작은 채널을 제작하는 것은 상당한 정확성과 디테일에 대한 집중력이 요구되며 대부분의 단계들에서 깨끗한 시설들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