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의료용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용 로봇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연평균 20%(2004~2016년)씩 성장하고 있다. 2004년 의료용 로봇 시장은 9억불(수술용 로봇 5억불)에 불과했으나, 2014년에는 10배 가까이 성장한 85억불(수술용 로봇 47억불)로 조만간 100억불(한화 약 11조원)을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의료용 로봇 시장은 인튜이티브 서지칼이 개발한 `다빈치`가 주도하고 있다. 의료용 로봇에 대한 연구는 1980년대에 시작됐으나, 실제 수술에 사용되는 실용화된 로봇은 2000년대에 등장한 `다빈치`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 자체도 다빈치가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복강경수술용 로봇인 다빈치는 전세계에 1000여대가 팔려나갔으며, 국내에서도 매년 수천건의 수술에 사용되고 있다. 다빈치 개발사인 인튜이티브 서지칼은 하나의 포트를 통해 여러 개의 수술도구를 조작할 수 있는 싱글 포트 외과수술 대응 수술로봇을 개발 중이다.

인튜이티브 서지칼이 개발한 수술용 로봇 `다빈치` (출처 :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그런가운데 최근 더 다양한 기능의 의료용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시경 로봇부터 원격 수술 로봇까지 다양한 플랫폼 선보여

▲ 인튜이티브 서지칼이 개발한 수술용 로봇 ‘다빈치’ (출처 :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현재 개발중인 의료용 로봇 중 대표적인 것이 인체에 삽입하는 작은 로봇이다. EU에서는 캡슐형 내시경 카메라 로봇을 개발 중이며, 미국의 카네기멜론대는 애벌레를 닮은 로봇을 개발중이다. 애벌레 로봇은 심장의 표면을 기어다니면서 수술을 수행한다.

일본에서는 무선조종 수술용 로봇을 개발 중이다. 큐슈대는 이미 원거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소 침습 수술로봇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규슈대는 이 시스템을 이용, 지난 2006년 우리나라 한양대와 원거리 최소 침습 수술로봇 실험을 실시한 바 있으나, 아직 실용화 단계에는 접어들지 못했다.

이 밖에 DELTA-4 병렬형 햅틱 마스터 인터페이스 기술이 적용된 높은 자유도를 가진 로봇(일본 나고야 공업대학), 후두 수술용 로봇(미국 존스홉킨스대학과 콜롬비아대학 공동 개발), 인공와우 이식을 위한 측두골 드릴링 로봇(스위스 베른 대학), NeuroArm (캐나다 캘거리 대학) 등 다양한 의료용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다.

한양대학교 전자공학부 이병주 교수는 "수술로봇을 활용함으로 인하여 현재 수술시 의사의 한계를 뛰어 넘는 정확한 시술과 최소절개가 가능하고, 이로 인하여 수술시간과 회복시간을 단축시키는 획기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며 "앞으로 미세침습수술을 위한 수술방법들이 개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립암센터·래보 등 수술로봇 실용화 근접

국내에서는 국립암센터와 민간기업인 래보 등이 각각 복강경 수술로봇의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래보는 수술로봇인 `라프로텍` 개발책임자였던 미국 퍼듀대 파이니 교수와 공동으로 복강경 수술로봇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제품화에 가장 근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스마트 인스트루먼트 등 차세대 복강경 수술로봇 개발도 엔도비아를 생산하고 있는 미국 한센사와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 존스홉킨스 대학과 콜롬비아 대학에서 공동 개발한 후두수술로봇 (출처 :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국립암센터는 지난 2008년 초소형 복강경 수술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 햅틱 마스터 인터페이스 기술이 사용됐으며, 다수의 유연한 척추(등뼈)형 구조가 적용돼 구동이 매끄럽다.

이 밖에 KAIST는 미세수술용 원격수술 로봇시스템을 개발한데 이어 고관절 전치환 수술로봇 ARTHROBOT을 개발 중이다. 한양대는 척추경 나사못 수술 및 척추성형술등에 적용 가능한 수술보조 로봇시스템 `스파인봇`을 개발했다.

2011년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전신 지식경제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의료용 수술로봇 분야 국가 과제는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로봇(이턴, 현재 모회사인 미래컴파니로 합병), 신경외과 및 이비인후과 수술로봇(고영테크놀러지), 생검수술로봇(서울아산병원), 골관절수술로봇(현대중공업), 안과수술로봇(포항공과대학교) 등 5가지가 있다.

이병주 교수는 "앞으로의 수술로봇 시장은 다양한 비복강경 수술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며 "이비인후과 및 신경외과 분야는 로봇 기술과 3D 영상기술이 접목되는 분야로, 환경오염 및 고령화로 인하여 이러한 분야의 수술케이스가 급증하고 있는만큼 사업화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IT/BT관련 기업들이 수술로봇 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의대-공대 공동 대학원 교육과정이 부재하고, 관련 병원 수술실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전문 연구인력도 부족해 의료용 로봇 계발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공대-의대 공동 교육과정의 수립을 통한 수술로봇 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수술로봇 분야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개발의 추진을 위하여 국가 차원의 수술로봇 분야 센터 사업이 시급하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