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환자가 많아지고 수입이 늘면서 김 원장은 최근 병원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 구입을 결정했다. 이미 승용차를 운용리스로 이용하고 있는 김 원장은 이번에 병원 차량을 어떤 방식으로 구매해야 할지 고민이다. 이왕이면 값이 비싸더라도 오래 쓸 수 있고 병원의 품격도 높일 수 있는 차량으로 구입하고 싶은데, 혹 너무 비싸면 경비처리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걱정이다

병원 업무와 관련되면 필요경비로 인정

차량 구입의 경비 인정 여부는, 차량의 구입과 지출비용이 병의원의 업무와 관련이 돼 있느냐에 좌우된다.

환자를 수송하거나 병의원의 업무상 외근, 방문 진료 등의 목적으로 제공된 차량은 업무와 관련된 차량이므로, 구입과 함께 차량보험료, 유류비, 자동차세, 차량수리비, 통행료 등의 유지비가 모두 필요경비로 인정된다. 그러나 원장이 출퇴근 목적으로 차량을 구입하는 경우는 병원 업무와 관련 없는 개인적 지출로 보아 경비로 인정되지 않는다.

신규 차량 구입 방법은 일시불 구입, 할부 구입, 리스, 렌트 네 가지가 있다. 리스에는 금융리스와 운용리스가 있다. 리스료를 매월 부담해야 하는 측면에서는 금융리스와 운용리스가 같다. 금융리스는 리스 대상 차량의 법적 소유권이 병의원에 있고, 운용리스는 법적 소유권이 리스회사에 있다는 것이 다르다. 대부분의 리스는 운용리스 방식이다.

차량 구입 방식에 따라 경비처리 내용도 다르다. 현금 구입, 할부 구입, 금융리스는 차량이 병의원의 자산이기 때문에 감가상각비라는 계정과목으로 경비처리가 된다.

운용리스와 렌트는 법적 소유권이 리스회사와 렌트회사에 있으므로 매월 부담하는 리스료와 렌트료를 리스료라는 계정과목으로 경비처리한다.

일시불, 할부, 리스, 렌트 중 어떤 방식으로 차량을 구입하든 병의원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면 개정된 세법상 경비 한도금액 내에서 경비처리할 수 있다.

특별한 기준 금액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금액 내외의 차량이라면 세무조사에서 시비 대상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고가의 수입차를 직접 또는 리스로 구입해 사용하는 경우에는 세무조사 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문제는 과세관청과 다툼의 소지가 있는데 업무와의 관련성을 입증하느냐에 경비처리 인정 여부가 결정된다.

연간 5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성실신고 확인 대상 병의원의 경우, 최근 성실신고확인서에 병의원의 차량 내역과 리스 내역을 기재해야 하므로 업무 관련성이 더 중요해졌다.

2016년 달라진 업무용 차량 경비처리법

최근 고가 차량을 사업소득의 필요경비로 처리함으로써 세금 절감 효과가 커지는 것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정부는 업무용 차량과 관련된 경비처리 방법을 2016년부터 변경했다.

개정 세법 적용 시기는 법인 사업자(의료법인)와 성실신고확인 대상 개인사업자의 경우 2016년부터, 성실신고 확인 대상이 아닌 복식부기의무 개인사업자의 경우 2017년부터 적용된다. 세법 개정으로 달라진 업무용 차량 경비처리 방법에 대해 이슈별로 알아본다.

1 감가상각비와 처분손실 한도 설정 업무용 차량에 대한 감가상각비와 처분 손실은 연간 800만원 한도로 비용 처리가 가능하고, 초과되는 금액은 이월해서 공제한다. 2016년 이후 취득한 차량은 필수적으로 5년간 정액법으로 감가상각을 해야 한다. 다만, 한도 초과로 경비처리가 되지 못하고 이월된 감가상각비와 처분 손실은 처분일로부터 10년이 경과하는 연도에 모두 경비처리가 가능하다.

2 연간 경비 1000만원 이하일 때와 초과일 때

리스료나 렌트료를 포함한 감가상각비 800만원 외에, 유지비 200만원을 합쳐서 1000만원까지는 업무용 승용차에 대한 운행일지를 작성하지 않아도 인정된다. 임직원만 운전할 수 있는 업무 전용 자동차보험은 법인 사업자에 한해 의무 가입이기 때문에 개인사업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감가상각비 800만원 외 유지비용이 200만원을 초과해 차량 관련 경비 합계금액이 1000만원을 넘어서는 경우, 초과 금액을 경비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차량운행기록부를 작성해야 하고, 입증된 업무 사용 비율에 따라 경비로 인정한다. 병의원 구급차 등 업무용 차량에 해당한다.

3 보험과 가입 대상 의료법인의 경우 업무용 승용차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임직원만 업무용으로 운전 가능한 업무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보험 가입은 2016년 4월 1일 이후 만기가 도래하거나 신규 가입하는 자동차보험부터 적용된다. 임직원만 업무용으로 운전 가능한 업무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으면 차량 관련 경비가 전액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으며, 업무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된 차량을 임직원이 아닌 사람이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면 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다. 업무용 차량에 대한 사적 사용을 규제하는 강력한 방법이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업무 전용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승용차를 사용한다면 기획재정부장관이 고시하는 조사·확인 방법에 따라 별도의 확인을 받는 경우에 한해 경비처리가 가능하다.

4 운행일지 작성 방법 운행일지에는 국세청 서식에 따라 차량별 연간 총 운행 거리, 업무용 운행 거리, 자동차 관련 비용 등을 기재한다.

5 매각 시 처분이익 과세 개인사업자의 경우 기존에는 차량을 감가상각으로 경비처리를 한 후 매각해 매각차익이 발생해도 종합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았다. 하지만 세법이 개정되면서 업무용 승용차 매각 시 세무상 장부가액을 초과해 받은 시세 차익은 사업소득으로 계상해야 한다. 성실신고 개인사업자는 2016년부터, 그 외 복식부기 개인사업자는 2017년부터 적용된다. 이익은 매각 연도에 전액 반영하고, 손실은 연간 800만원 한도 내에서 처리하며 초과분은 이월 가능하다.

백길현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자문세무사이자 세무법인 택스홈앤아웃(TAX HOME & OUT) 상무이사다. 대한병원협회 <병원신문>을 비롯해 <보건신문>, <덴탈아리랑>, <치과신문> 등에 세무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병의원 세무 강의를 다수 해왔다. 저서로 《병의원 만점 세무》가 있다.

글 백길현 세무사 사진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