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고추장에 당류가 차지하는 비율이 30%에 달하는 등 지나치게 단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보건당국이 내놓은 당 저감화 정책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인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당 저감 대책을 내놨다. 천연 유래 당류와 인위적으로 첨가된 당류를 구분하기 쉽지 않기에 가공식품으로 섭취하는 모든 당류를 하루 섭취 칼로리의 10%이내인 200kal, 50g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당류 섭취량이 1일 열량의 10%이상을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질병 발생 위험이 비만 39%, 고혈압 66% 높다는 조사도 있다. 특히, 비만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6조8000억원(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어 적정 수준의 당류 섭취가 필요한 실정이다.

보건당국의 당 저감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는 고추장에 당류가 많이 포함돼 건강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기자가 직접 대형마트에 유통 중인 고추장 제품의 100g당 당류와 나트륨 함량을 확인해본 결과 이마트 PB제품 ‘화성인도 울고 갈 매운 우리쌀 고추장’은 당류 30g, 나트륨 2400mg(1일 영양성분기준치 2000mg 대비 120%), 해찬들 ‘우리쌀로 만든 태양초 고추장’은 당류 27g, 나트륨 1830mg(92%), 신송 ‘100% 국산보리 태양초 고추장’은 당류 30g, 나트륨 1800mg(90%), 신송 ‘17% 짠맛을 줄인 고추장’은 당류 30g, 나트륨 2000mg(100%), 해표 ‘순창궁 태양초 100% 우리햅쌀 고추장’은 당류 30g, 나트륨 1928mg(96%)이 들어있었다.

제품 100g당 당류는 27g~30g, 나트륨은 100g에 1800mg~2400mg(1일 영양성분기준치대비 90~120%)이 들어있는 것이다. 27~30g의 당류는 3g의 각설탕이 9~10개 들어있는 셈이고 나트륨의 양은 1일 권고 섭취량 2000mg에 육박하거나 초과하는 상황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꼼꼼히 당류와 나트륨을 확인하고 좀 더 당류와 나트륨이 적게 든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영양성분표가 없는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식품위생법 시행 규칙에 보면 올해 4월19일부터 ‘장류’에도 영양성분표시를 하게 돼 있다. 그러나 시행일은 2014년 매출액 기준으로 200억원 이상인 곳은 2016년 1월1일부터 표기하도록 했지만 매출액이 낮을수록 유예기간을 많이 줘 영양성분표시를 늦게 할 수 있다.

현재 영양성분표시를 한 제품은 얼마 되지 않는다. 100억원 이상 200억원 미만인 곳은 2017년부터, 10억 이상 100억원 미만인 곳은 2018년부터,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인 곳은 2019년부터, 기타는 2021년부터 시행하도록 돼 있다.

고추장 점유율이 비교적 높은 대기업 대상의 청정원은 영양성분표시가 포함된 제품을 일부 생산중이지만 전체 장류 제품에 적용하는 것은 연말까지 시간이 걸릴 예정이며, 사조해표와 CJ제일제당의 해찬들도 일부 제품에만 영양성분표시를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상품의 특성으로 봐 달라. 단맛을 원하는 고객이 있기 때문에 이런 상품이 나왔다”고 얘기하거나 “당류나 나트륨 저감화 대책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영양성분 표시의 경우 100g당 함량을 기준으로 표시하고 있다. 다만 이는 15~20g인 숟가락 스푼으로 5번 이상 취식해야 하는 양으로, 고추장을 100g 섭취하는 경우는 매우 적을 것으로 본다. 비빔밥 1인분에 사용되는 고추장의 양이나 기내식용 고추장 1회 제공량도 20g 수준이다. 실제 취식량을 기준으로 당ㆍ나트륨 함량 계산시 1일 기준치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떡볶이나 닭볶음탕처럼 고추장을 많이 사용하는 음식의 경우 고추장에 다량 함유된 당류와 나트륨이 문제가 될 수 있어 보인다.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이주홍 국장은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입할 때 당류와 나트륨 양을 정확히 확인하고 구입하는 게 필요할 거 같고, 기업 입장에서도 소비자 알 권리 차원에서 알기 쉽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게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영양성분표시를 할 때 100g 기준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한 번 떴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면 한 숟가락의 고추장 섭취시 얼마나 당류와 나트륨을 섭취하는지 알기 쉬울 거 같다. 저나트륨 제품이라고 표시를 해도 기존 제품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소비자가 알기 어렵다. 영양성분표 표시 방식이 소비자 눈높이에 맞게 좀 더 쉬운 방식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숟가락을 기준으로 한 영양성분표기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