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을 사용할 때마다 궁금증이 생긴다는 직장인 김모씨는 제조일자나 사용기한만 표기된 화장품의 경우 개봉 후 언제까지 사용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화장품법상 화장품에는 ‘사용기한’만 표기하거나 ‘개봉 후 사용기간과 제조연월일’을 함께 표기해야 한다. 그러나 제품마다 표기가 달라 소비자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실제 본지가 주요 로드샵에 대해 조사한 결과 유통기한 표기는 제각각이었다.
토니모리와 잇츠스킨은 ‘제조일자와 개봉 후 사용기간’을 함께 명시해 제조일자로부터 사용기간을 더해 사용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킨푸드는 ‘사용기한과 제조일자’를 명시했으나 개봉 후 사용기간은 알 수 없었다.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는 ‘사용기한과 개봉 후 사용기간’을 명시해 사용기한이 길더라도 개봉을 하게 되면 빠른 시간 안에 사용해줄 것을 권고했다.
미샤와 네이처리퍼블릭, 에뛰드하우스는 ‘사용기한’만을 명시해 제조일자는 알 수 없었다.
통상적인 화장품 사용기간은 마스카라, 아이라이너는 12개월(개봉 후 6개월), 마스크시트는 12개월(개봉 후 즉시 사용)이다. 그 외 제품들은 24~30개월(개봉 후 12개월)이 보통이다.
그런데 왜 화장품을 개봉하게 되면 사용기한보다 더 빨리 써야 하는 것일까?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소비자가 개봉 후 12개월을 초과해서 사용해도 사용기한 30개월만을 보고 ‘더 사용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오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개봉해도 사용기한 동안 안전한 것이라면 개봉 후 사용기간을 왜 덧붙여 말하는 것일까?
각 회사별로 확인한 결과 개봉 후 사용기간을 정하는 것은 외부공기와 노출이 되고 손과 제품이 닿을 수 있기 때문에 개봉 후 사용기간이 짧게 정해진다. 그러나 성분과 제조방식에 대해 전체적인 안정성테스트를 거친 후 사용기한을 정했기 때문에 개봉 후에도 보관만 잘 한다면 사용기한 안에 사용은 안전하다는 식의 입장을 대부분 내놨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 역시 화장품 업체에서 제품 개봉 후 12개월 이내 사용을 권하지만 사용기한은 제조일로부터 최대 30개월까지인 것에 대해서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개봉 후 제조일로부터 사용기한이 30개월까지 간다는 보장을 화장품 업체에서 하는 것으로 개봉 후 12개월 미만 사용은 업체의 권고사항이며, 식약처가 개봉 후 사용기간을 따로 정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대한화장품협회에서 진행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화장품을 개봉할 경우 통상적인 화장품 사용기한인 24~30개월에 못 미치는 기초화장품 12개월, 메이크업화장품 18개월, 눈화장품 6개월 동안까지 제품이 안정적이었다. 안정적이라는 말은 미생물 테스트, 색깔변화, 변체, 층분리, 향변화 등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안전한 것과는 다르다.
식약처와 화장품업계 등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사용기한까지는 ‘안전’하기 때문에 사용기한이 24~30개월인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화장품협회의 연구 결과처럼 사용기한을 꽉 채워서 사용한 화장품이 ‘안정’한지는 고려해 봐야 할 문제임이 분명하다. 또 화장품 업계도 개봉 후 12개월의 사용기간을 권고해 소비자가 개봉일자로부터 사용기간을 계산해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는 만큼 현행법의 두 가지 유통기한 표기가 아닌, 개봉 여부와 상관없는 유통기한 표기의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메디컬투데이
권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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