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여성들에게 많이 처방되고 있는 한방처방 중 하나인 당귀작약산이 갱년기 혈행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융합연구부 고병섭 박사팀은 한방처방인 당귀작약산(當歸芍藥散)이 혈전 생성을 1.9배 억제시키고 혈행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16일 밝혔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당귀작약산은 창출, 백출, 당귀, 백작약, 황기, 진피, 숙지황, 자감초, 생지황, 시호 등의 한약재로 구성되며, 월경이 멎지 않고 기운이 약해져서 피곤해 하고 나른해 하는 것을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다.

고병섭 박사팀은 난소를 적출해서 갱년기를 유발한 난소적출군과 당귀작약산을 투여한 실험군으로 나눠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난소 적출을 통해 갱년기를 유발하고 5주간 매일 당귀작약산을 100mg/kg 경구 투여한 당귀작약산 투여군에서 혈전 생성을 약 1.9배 억제시켜 혈류의 흐름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혈전이 생성되는데 난소적출군은 약 7분, 당귀작약산 투여군은 약 13분이 소요됐다.

이와 더불어 혈전 생성에 의한 손상자극에도 불구하고 당귀작약산 투여군에서 콜라겐 섬유조직이 관찰돼 당귀작약산의 혈관 보호효과도 확인됐다.

이어 박사팀은 혈액을 수집해 혈소판을 분리하고 혈소판 응집을 유도하며 응집 정도를 측정한 결과 당귀작약산 투여군이 난소적출군과 비교해 혈소판 응집 정도가 약 1.5배 억제된 것을 파악했다.

또한, 혈중 지질농도를 측정했을 때 난소적출군에 비해 당귀작약산 투여군에서 중성지방, 총콜레스테롤,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는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각각 10%, 20%, 15%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다.

고병섭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로 부인과에서 대표적으로 쓰이는 한방처방 중 하나인 당귀작약산의 갱년기 혈행개선 효능이 입증되면서 여성 갱년기 증상 예방 및 치료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며 “당귀작약산이 갱년기 증상 완화 처방으로 널리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