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으로 고생하는 의료소비자 중에는 여름이 다가오는 게 두렵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습하고 더워진 날씨에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때 다이어터를 괴롭히는 문제 중 하나는 ‘피부’에서 나타난다. 비만인은 피부 면적이 넓다보니 접촉면이 넓어지며 예기치 못한 상처를 입기도 한다.

◆걸을 때마다 쓸리는 허벅지, 원인은 ‘늘어난 피부면적’

최근 진료실을 찾은 대학생 A씨는, 잦은 쓸림 현상으로 인해 허벅지 지방흡입을 고려하고 있었다. 체중은 정상이지만, 하체비만으로 인해 허벅지가 유독 굵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A씨는 체형 문제보다는 일상 속 불편함 때문에 수술을 결심하게 됐다. 스타킹을 벗는 계절, 치마를 입으면 허벅지 안쪽끼리 쓸려 벌겋게 염증이 일어나 극심한 통증에 시달려야 했다. 그렇다고 바지를 입으면 허벅지 안쪽이 금세 닳아 고민이었다.

실제로 허벅지가 굵으면 걸을 때마다 다리 사이에 땀이 차며 피부가 쓸려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럴 경우 해법은 피부면적을 줄여주는 것인데, 정석 다이어트는 부분비만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적절한 지방흡입수술이 병행될 경우 사이즈 감소 효과로 하체 쓸림 현상을 개선하고 예방할 수 있다.

◆중년 여성, 갱년기 안면홍조도 ‘비만할수록 취약’

이뿐 아니다. 과체중은 안면 홍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여성의 갱년기 대표증상인 ‘안면홍조’ 역시 비만 여성에서 호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는 체중이 안면홍조 등 폐경기의 혈관 운동 증상과 연관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유추된다.

실제로 중년 여성이 체중을 감소하면 안면홍조로 인한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과체중·비만 증상이 있는 중년여성 34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한 그룹은 6개월 동안 200분씩 운동·식단관리에 나서며 체중관리에 나서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한 달에 한 번씩 다이어트 교육만 받도록 했다. 연구팀이 6개월 뒤 안면홍조 개선 여부를 조사한 결과, 증상 개선에 유일하게 효과를 미친 것은 ‘체중감량’이었다.

◆거뭇거뭇해진 피부, 알고보니 ‘흑색가시세포증’

초고도비만에 이르면 자칫 신체에 착색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를 ‘흑색가시세포증’이라고 한다. 주로 겨드랑이, 목 뒤, 사타구니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회색이나 갈색 등 어두운 색깔로 착색되는 현상을 말한다. 눈에 띄는 부위에 착색이 나타나다보니 스트레스받는 의료소비자가 많다.

이는 위생문제와는 전혀 관련 없는 피부질환이다. 대체로 피부에 색소침착을 일으키는 가시세포가 지나치게 증식하는 게 원인으로 꼽힌다. 흑색가시세포증은 특별한 검사 없이 병변의 특징적인 모양과 발생 부위로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조금 통통한 수준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초고도비만에서 호발하는 게 특징이다.

흑색가시세포증을 개선하는 첫 단계 역시 ‘체중감량’이다. 살이 빠지면 호전된다. 이는 단순 색소침착과 다른 만큼 레이저치료나 약물치료로 개선되지 않는다.

이처럼 비만은 생각지 못한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방세포가 과다하면 다양한 원인으로 피부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건강한 체중감량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단백질 위주의 저칼로리 식단, 규칙적인 유산소운동 등이 도움이 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를 혼자 시행하기 어렵다면 비만클리닉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