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찢어졌어요. 힘줄과 신경, 괜찮을까요?

곽상호의 손·손목 이야기

SNU서울병원/곽상호 원장


손가락은 대개 물건을 잡거나 탐색할 때 가장 먼저 사용하는 신체의 일부이며, 그러다보니 자주 다치기도 한다. 그래서 정형외과 외래에는 손가락이 찢어진 후(열상을 입고 난 후) 타 병원 외래나 응급실에서 피부 봉합을 하고 온 환자들이 많이 방문한다. 단순 창상 관리를 받기 위해 내원한 환자 대부분은 큰 문제가 없지만, 어떤 경우에는 상처보다 원위부 쪽(손끝 부위)으로 감각저하를 동반해서 움직임이 약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수술장에서 주변 조직을 잘 살펴본 후 봉합 등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 아무래도 수술하는 게 낫다고 할 때도 있다. 대부분은 금식 등의 이유로 마취가 여의치 않아서 피부 봉합을 먼저 선택하기도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경황없는 가운데 충분한 정보가 없는 상태로 치료를 선택하기에 이러한 일을 겪기도 한다. 

이번 칼럼에서 필자는 손가락의 열상을 입었을 때 어떤 때에 단순히 피부 봉합을 해도 충분하지만, 어떤 때에는 수술장에 들어가서 피부보다 깊은 구조물을 봉합해야 하는지 스스로 대략적이나마 가늠할 수 있게끔 작성해 보았다.

1)손등 쪽 피부 열상

▲신전건 일부 손상을 의심할 때

먼저 손가락의 손등 쪽 피부 열상의 경우, 피부가 비교적 얇기 때문에 일단 피부의 가장 깊은 부위인 진피 이상이 찢겨서 노란색의 피하 지방이 드러나거나 그 밑의 하얀색 구조물인 건(힘줄)이 쉽게 보이는 편이다.

하지만 손가락의 손등 쪽은 손가락 신전건(힘줄)이 넓게 분포해 있고 큰 동맥과 주요 신경이 적은 빈도로 분포해 있다. 그러므로 손등 쪽 피부 손상을 입었다고 해도 손가락의 움직임이 어느 정도 괜찮다면 피부 봉합을 바로 해도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신전 건은 30% 정도까지는 손상을 입었을 때 해당 부위를 잘 다듬고 피부를 봉합해 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손상을 입는다면 반드시 신전건을 봉합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관절부위 감염을 의심할 때
손등 쪽 피부 열상의 경우, 얇은 신전건으로만 덮여 있는 관절 부위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관절 부위가 심하게 찢겨 오거나 사람, 동물의 이빨에 의한 물림 손상(교상)이 동반된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관절 내부가 오염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술장에서 관절 개방술 및 세척술을 시행하고 다시 봉합을 추천한다.

2)손바닥 쪽 피부 열상

▲굴곡건 손상을 의심할 때

손가락 바닥 쪽 피부 열상은 손등 쪽 손상보다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손가락이 어느 정도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손의 특정 마디의 굴곡이 안 되거나 약하다면, 해당 손가락 굴곡건의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대개 굴곡건 파열은 부분파열이라도 봉합해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조기에 튼튼하게 굴곡건을 봉합하고 재활을 바로 시작하는 게 결과가 좋다고 알려졌다. 만약 3주 이상 지연된 굴곡건 파열은 주변 조직과 유착이 발생했을 수도 있으며, 전완부에서 건을 이식하여 건 재건술을 시행하거나 다른 손가락의 굴곡건을 이전하는 건이전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감각신경 손상 및 동반된 동맥 손상을 의심할 때
손가락 바닥쪽 피부 열상은 비록 손가락이 잘 움직이더라도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외래에서 다쳤을 때의 상황을 잘 물어보면, ‘피가 쉽게 멎지 않아서 수십 분 이상 눌러 지혈을 했다’고도 한다. 이는 감각신경과 같이 주행하는 동맥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상태이며, 역으로 감각신경 손상도 같이 있을 것을 고려하여 추가적인 수술을 권유하게 된다.

수술장에서 탐색술을 통해 해당 감각신경 손상이 확인되면, 향후 감각의 일부 호전 및 손상 부위에서의 신경종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감각신경 봉합술이나 감각신경 재건술을 하게 된다. 대부분 수일 이내의 신경 손상은 단순 봉합이 가능하지만, 3주 이상 넘어가게 된다면 근위부의 신경종(neuroma)과 원위부의 신경교종(glioma) 변화를 제거하고, 깨끗한 신경까지 절제하고 봉합해야 하는 상태가 된다. 특히 일부 신경은 근위부와 원위부로 고무줄처럼 탄성을 가지고 당겨가기 때문에 결손된 간격을 보충하기 위해 자가 신경 혹은 타인의 신경 일부를 포함해서 봉합하는 감각신경 재건술을 시행하게 된다.

동반된 동맥 손상 또한 동맥 내부의 혈전이 형성되기 전이라면 혈관 문합을 추천한다. 만약 손바닥 쪽의 두 개의 주요 동맥(Digital Artery Proper) 중 두 개가 모두 끊어진 상태라면 손가락의 혈류가 많이 감소하여 창백한 피부 색깔을 띄는 경우도 있고, 이 경우 최소 1개 이상의 동맥을 문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손가락의 열상이 발생하였을 때 병원에서 단순 봉합보다 수술장에서의 탐색술이 추천되는 경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손등 쪽 상처라면 피부 아래쪽 노란색의 지방층 이상이 보이게 되거나 하얀 힘줄이 보일 때, 신전건 파열이 30% 이상일 경우, 손등 쪽 관절 부위에 상처가 심하거나 물려서 난 상처가 있을 경우, 손바닥 쪽 굴곡건 부위 열상과 함께 움직임이 감소하거나, 심하게 지혈이 되지 않거나 해당 부위 손가락 끝 부위 감각이 감소하였을 때, 그리고 손가락 색깔이 창백하게 변할 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상태가 의심될 때,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피부 봉합을 먼저 한 상태라면 수일 이내에 손과 손가락의 해부학적 지식과 임상경험이 많은 수부 전문의를 찾아서 향후 수술장에서 치료를 더 해야 할지 상담해 보기를 권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곽상호의 손·손목 이야기

쉴 때조차 쉬지 않고 움직이는 손과 손목. 방아쇠수지, 손목터널증후군, 손목건초염, 테니스·골프엘보, 손 퇴행성관절염, 주관증후군 등 손과 손목, 팔꿈치에 생기는 상지 질환에 대한 지식과 치료방법(주사치료, 관절경, 절골술, 신경치료, 회복치료)의 개인적 견해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SNU서울병원 /곽상호 원장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전임의 (수부)
양산부산대학교 정형외과 조교수 (수부)
양산부산대학교 정형외과 부교수 (수부)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대한 정형외과학회 정회원 (The Korean Orthopaedic Association)
대한 수부외과학회 정회원 (The Korean Orthopaedic Association)
대한 미세수술학회 정회원 (The Korean Society for Microsurgery)
미국 수부외과학회 정회원 (American Society for Surgery of the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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