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병원/이수찬 대표원장
70대 후반의 어머니가 딸의 부축을 받으며 내원했다. 한눈에 봐도 다리가 오다리로 휘어진 것이 관절염이 심해 보였다.
“제가요. 태어날 때부터 뼈가 약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무릎이 아픈 걸까요?”
할머니는 뼈가 약해 관절염이 심해졌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옆에 있던 딸도 엄마가 10여 년 전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고, 그 이후로 무릎 통증이 심해졌다고 거들었다.
많은 이들이 뼈가 약하거나 골다공증이 있으면 관절염이 더 빨리 생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골다공증과 관절염의 상관관계는 꼭 비례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관절염으로 다리가 휜 경우 무릎 바깥쪽 뼈는 하중이 많이 실려 자주 부딪치면서 더 단단해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자주 부딪치는 뼈가 아닌 부위는 잘 쓰지 못해 약해지기 쉽다. 또한 관절염이 심해지면 보행이 불편해지고, 보행을 잘 못하면 뼈가 자극을 받지 못해 약해지기도 한다.
모녀는 골다공증 때문에 무릎이 아픈 것이냐고 물었지만 사실 골다공증은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다. 피곤하다든가, 통증이 있다든가 등의 자각 증상이 없어 뼈가 부러진 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골다공증을 ‘침묵의 뼈 도둑’이라 말하기도 한다.
무릎 통증과 골다공증이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는 하지만 뼈가 약하면 골절될 위험이 높아지고, 고령인 경우 뼈가 부러지면 잘 걷지를 못해 뼈가 더욱 약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 그러니 증상이 없어도 골다공증 진단을 받으면 적절한 치료로 골밀도를 높이는 게 좋다.
“원장님, 골다공증이 있어도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할까요? 솔직히 엄마는 무섭다고 싫다 하셨지만 저는 통증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셔서 수술 시켜드리고 싶어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닳아서 손상된 연골과 뼈를 일부 깎은 후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또한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 휘어진 뼈를 똑바로 교정시키는 수술을 함께하기 때문에 골다공증이 있으면 뼈가 견뎌낼까 걱정스러운 건 당연하다.
하지만 골다공증이 있어도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 있다. 물론 골다공증이 있으면 당연히 더 세심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전에 골다공증을 파악하고, 뼈가 약한 부위를 보강하는 방법을 충분히 고민하고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더욱 안전하게 골다공증 환자를 수술할 수 있게 되었다. 로봇 수술 이전에는 다리 축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구멍을 뚫고 뼈를 깎는 기구를 고정했기 때문에 뼈가 약하면 그만큼 위험부담이 컸다. 하지만 로봇 수술은 허벅지 뼈에 구멍을 뚫지 않고도 더 정밀하고 정확하게 수술을 할 수 있고, 최소한의 뼈만 깎아 환자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또한 인공관절 수술로 보행이 편안해지면 그만큼 뼈에 자극이 많이 가 골밀도를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니 골다공증이 있어도 연골이 다 닳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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