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역학 공학자와 지방흡입 의사가 왜 협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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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mc네트웍스 김남철 대표이사(오른쪽)과 KAIST 김대겸 교수가 지난달 18일 카이스트에서 초고효율 지방흡입 캐뉼라 연구개발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식을 체결했다./사진=365mc 제공

기술은 ‘사소한 변화’를 통해 진보한다. 뜻밖의 변수가 기술의 역사를 바꿀 ‘정답’을 만들어낸다. ‘한끗 변화’로 인한 혁신은 스포츠,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습을 나타낸다.

‘배면’ 높이뛰기… 처음엔 다들 비웃었다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 한 명이 ‘국제 표준’을 만들어낸 높이뛰기 분야의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1980년대 중반까지, 100년 가까이 높이뛰기의 기본자세는 모두 앞이나 옆으로 바를 넘는 것이었다. ‘시저스점프’, ‘웨스턴 롤’, ‘스트래들’(밸리롤오버)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미국의 젊은 선수 ‘딕 포스베리’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다소 소질이 부족한 높이뛰기 선수였다. 다리 힘은 강했지만 스피드·순발력이 부족했다. 그는 선수생활을 계속 해야 하나 고민했고, 그러던 중 체조의 ‘도마’ 경기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바로 ‘뒤로 뛰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다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21살의 포스베리는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새로운 기술을 시도했고, 우려와 달리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과학적으로 뒤로 뛰는 게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체의 무게중심은 배꼽 밑에 있는데, 뒤로 뛰면 무게중심이 약간 내려가면서 평균적으로 10% 더 높게 뛸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뒤로 뛰는 ‘포스베리 플롭’은 현재 모든 육상 높이뛰기 선수들의 표준자세로 여겨진다. 이는 스포츠사에서 ‘역발상의 백미’로 회자된다.

100년 넘게 비슷한 비행기 날개에도 혁신의 바람이

항공기 역시 진화하고 있다. 비행기의 아버지 ‘라이트 형제’가 디자인한 항공기의 형태는 100년이 넘도록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항공 엔지니어들은 전반적인 비행기 형태가 아닌 ‘날개’에 주목하고 있다.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비행기의 성능뿐 아니라 경제성·친환경이 주목받으면서다. 날개는 와류를 줄이고 연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요소다. 기존의 ‘유려한 곡선’으로 대표되던 윙렛 스타일을 개선하는 항공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미국 NASA는 무인항공기 프테라(PTERA)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이 항공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비행 중 끝부분을 큰 각도로 구부릴 수 있는 ‘형상기억합금 날개’다. 무거운 유압장치 대신 경량소재를 이용해 기존 날개의 무게 부담을 최대 80%까지 줄였다.

지방흡입 캐뉼라, 50여년 기술 공백의 벽을 깬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지방흡입용 캐뉼라’ 혁신에 착수한, 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365mc도 ‘한끗 변화’를 통한 기술의 발전이 치료의 효율과 환자의 안전을 높일 수 있다고 믿는다.

캐뉼라는 지방을 뽑아내는 금속관으로, 지방흡입 결과에 큰 영향을 준다. 길이·직경에 따라 지방을 제거하는 속도가 달라져 집도의의 체력 소모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 크기에 따라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진다.

캐뉼라는 보통 ‘의사의 재량’에 따라 사용된다. 환자의 체형과 지방량 등을 보고 의사가 ‘경험에 따라’ 캐뉼라를 선택한다. 하지만 ‘재량’에 따라 기구가 선택되는 만큼, 집도 의사에 따라 수술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365mc는 이같은 측면에 주목, 지방흡입수술 결과를 표준화하려면 ‘고효율 캐뉼라’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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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글로벌365mc대전병원 이선호 대표병원장​./사진=365mc 제공

365mc는 이를 위해 국내 최고의 석학들과 프로젝트 연구에 나선다. 프로젝트에는 카이스트의 김대겸·김산하 기계공학과 교수가 함께한다.

김대겸 교수는 물·공기 등의 유체와 외부에서 움직이는 구조물과의 상호작용 연구를 이어온 유체역학 분야의 권위자다. 물처럼 부푼 지방세포 속에서 움직이는 구조물인 ‘캐뉼라’가 효율이 높아지도록 연구하게 된다. 인체 지방과 비슷한 유체가 기존 캐뉼라 내부로 흡입되는 프로세스를 가시화하고 정량 분석에 나서게 된다. 이를 통해 지방을 흡입하는 음압시스템 작동 조건을 극대화한다.

김산하 교수는 첨단생산 및 나노소재 융합기술 분야의 연구자다. 김산하 교수는 캐뉼라의 형상과 크기뿐 아니라 표면 거칠기, 기계적 강도, 경도, 액체에 대한 젖음성 등 일반인이 넘겨짚기 쉽지만 수술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인자’를 연구하게 된다.

글로벌365mc대전병원 이선호 대표병원장은  “초고효율 캐뉼라가 개발되면 지방을 보다 수월하게 제거하면서 조직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 수술시간도 단축할 수 있어 안전성도 업그레이드된다”고 말했다. 이선호 대표병원장은 프로젝트의 지방흡입 의학 분야 연구 총괄을 맡는다.

365mc와 카이스트는 내년 9월까지 새로운 캐뉼라의 구조와 설계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선호 대표병원장은 “지방흡입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비만치료 중 하나인 만큼, 세계에 이같은 의료기술을 수출함으로써 ‘K-메디컬’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