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의 정치? '대선 전 코로나 백신' 사실상 봉쇄

입력 2020.10.07 17:26

"임상3상 후 추적 관찰 2개월" 지침 강행

FDA 건물 전경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현지시간 6일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 기준’을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에 대한 강화 지침을 발표했다. 백신 개발 업체들은 강화된 기준에 따라 3상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2개월 간 추적 관찰을 진행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 백신 개발 계획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FDA가 현지시간 6일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 기준’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백신 효과와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최종 접종 후 2개월 동안 피험자들을 추적 관찰하고 관찰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또 개발된 백신이 최종 승인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 집단의 코로나19 감염률이 플라시보(가짜 약) 접종 집단보다 50% 이상 낮게 나타나야 한다.

강화된 기준에 따라 백신 긴급사용 승인은 미국 대통령 선거(다음달 3일)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3상 임상시험 후 승인까지 최소 2개월 이상 소요되는데, 화이자나 바이오테크 모두 지난달 말 임상시험 참가자들에게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이다. 해당 백신이 승인되더라도 승인 시기는 11월 말 이후가 될 전망이다.

당초 백악관 참모진들은 대선 전 백신 개발을 위해 FDA의 강화 기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FDA가 지난달 21일 정부에 강화 지침을 제출했으나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2개월 간 참가자 추적 기간을 두는 것에 대해 백악관 참모진이 의문을 제기했고 이로 인해 강화 기준 발표가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월요일 퇴원 당시 SNS 채널을 통해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이며 가장 훌륭한 약들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를 두려워할 필요 없다. 백신이 곧 나올 것”이라며 백신 발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백악관 측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승인을)반대한 적이 없다”며 지침 승인 저지 사실을 부인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FDA가 예정대로 승인 기준을 강화한 것은 정치적인 의도로 백신 발표를 앞당기는 것을 막는 동시에 충분한 검증으로 백신 안전성을 확보해 대중으로부터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얻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FDA는 이날 승인 기준 발표와 함께 “이번 결정을 통해 대중들이 백신 품질·안전성·효능을 보장하는 과학 기반 의사결정 과정을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또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앞서 안전성이 우선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철우 국제백신연구소 연구원은 “백신은 치료제와 달리 환자가 아닌 건강한 불특정 다수에게 사용되는 만큼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일반인들보다 부작용이 큰 소아나 노인 등을 대상으로 투여하는 점 또한 백신 안전성이 확보돼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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