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떨어지는 환절기… 숨어있던 ‘대상포진’ 고개 든다

입력 2020.09.09 06:00

대상포진 사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에 발병률이 높다./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는 ‘대상포진’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일교차가 크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이맘때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상포진으로 진료를 받은 74만 4516명 가운데 7~9월에 26만 9233명이 몰려 전체의 36%를 차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조상현 교수는 “이 시기에 대상포진 발생빈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더위로 인한 체력 저하와 스트레스 누적으로 면역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부발진·물집, 띠 형태로 나타나… 극심한 통증 동반

대상포진은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접종 한 사람에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성인 90% 이상이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 나이가 들거나 몸이 지치고 피로한 경우,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재활성화된다.

대상포진은 보통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통증, 압통, 감각 이상이 발생한다. 감기몸살과 비슷한 증상으로 열이 나고 피로하며 신체 일부가 아프고 쑤시기도 한다. 그러다 수일 뒤에 바이러스가 침범한 신경을 따라 줄지어 붉은 피부 발진이 발생한다. 물집이 군데군데 떨어져 있지 않고 띠를 두른 모양처럼 한 줄로 그룹 지어 분포하는 게 특징이다.

조상현 교수는 “대상포진은 가슴 부위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지만 얼굴·머리·팔·다리 등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다”며 “통증도 역시 신경을 따라 나타나는데 간혹 청소년 등 면역력이 정상이거나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한 환자는 통증이 상대적으로 덜해 모르고 지나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상포진 통증은 대개 약으로 조절해야 할 정도로 심한 편이다. 특히 고령자나 얼굴 부위에 대상포진이 발생한 환자는 더욱 심하다. 통증의 양상은 다양하다. 대개 콕콕 찌르듯이 아프고 쑤신다. 칼로 베는 듯이 쓰라리거나 따갑고 눈알이 빠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증상 발현 72시간 내 치료… 스트레스 피하고 면역력 높여야

대상포진은 가장 무서운 것이 ‘포진 후 동통’ 합병증이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포진 후 동통으로 진단한다. 대상포진 환자의 10~40%에서 발생한다. 치료를 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된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대상포진은 바이러스 침범 부위에 따라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방광 쪽에 침범하면 소변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소변줄을 꼽아야 할 수도 있다. 안면신경, 시신경에 침범하면 얼굴 마비나 시력·청력 손상 등이 나타난다. 눈의 각막까지 번지면 실명할 수도 있다. 시신경에 바이러스가 침범한 경우 코끝에 물집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안과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특히 대상포진과 수두가 같이 나타날 때는 빨리 치료해야 한다. 면역력이 상당히 저하된 상태로 폐렴에 걸리면 사망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대상포진을 치료하지 않거나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약 1.3배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대상포진의 치료는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피부에 발진이 나타나고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빨리 치료할수록 합병증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대상포진이 의심되면 즉시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항바이러스 치료로 피부 병변과 염증이 완화된다.

피부 발진은 2~3주, 통증은 1~3개월 내에 회복된다. 고령자나 통증이 심한 환자, 합병증이 의심되거나 예상되는 환자는 입원 치료한다. 항바이러스제는 혈관을 통해 투여하고 통증 정도에 따라 진통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그 다음은 휴식이다. 대상포진 치료는 잘 먹고 잘 쉬는 게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체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첫째로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 등 전반적인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스트레스나 과로는 피한다. 둘째는 백신 접종이다. 다만 접종 비용이 비싸고 예방접종을 해도 40% 정도의 환자에서는 대상포진이 발생하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접종하는 것은 경계한다. 다만 예방접종을 받은 환자는 대상포진이 비교적 약하게 지나가며 합병증의 발생도 적게 나타난다.

조상현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60세 이상 노인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며 “최근에 대상포진을 앓은 사람은 접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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