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도둑 ‘녹내장’… 안압 정상이어도 위험한 이유

입력 2020.08.03 08:00

눈 통증 사진
개방각 녹내장은 안압을 측정해도 정상범위로 나타나는 만큼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병·고혈압​ 환자는 시신경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녹내장’을 내버려 두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 환자가 알아차리기 힘들다. 때문에 ‘소리 없는 시야 도둑, 눈건강 테러범’으로 불리기도 한다.

녹내장, 5년 사이 30% 가까이 증가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최근 5년 사이 30% 가까이 증가했다(2015년 76만7342명→2019년 97만4941명).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강자헌 교수는 “녹내장 환자의 증가는 진단장비의 발달, 건강검진 증가, 고령화와 환자의 관심도 증가 등이 주요 원인이다”고 말했다. 40대 이후부터 발병률이 높아지기 시작해 60대 이상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녹내장의 가장 주요 원인은 ‘안압’이다. 눈은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방수’라는 액체로 채워져 있는데 이 방수가 제대로 배출이 되지 않으면 안압이 상승하는 것이다. 안압이 높아지면 눈은 공기를 빵빵하게 넣은 타이어처럼 부풀어 오르게 되면서 시신경을 손상시킨다. 손상된 시신경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결국에는 실명에 이른다.

안압 정상이어도 녹내장 위험

하지만 안압만으로 녹내장을 진단할 수는 없다. 안압이 정상이어도 녹내장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정상안압 녹내장’이라 하는데 방수가 빠져나가는 길인 섬유주가 보기에는 정상인 개방각 녹내장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는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가 전체 녹내장 환자의 70%로 가장 많다. 강자헌 교수는 “안압은 정상이지만 시신경유두가 물리적 압박을 받거나, 혈류 장애 등으로 시신경이 손상되어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안압이 정상이라고 하더라고 시신경의 손상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안압 녹내장의 시야 손상은 생각보다도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증상을 눈치채기가 어렵다. 시신경이 80~90% 손상해도 증상을 모르는 환자도 있다.

하지만 방수 유출로가 완전히 막히는 폐쇄각 녹내장은 이와 반대로 급성으로 진행될 수 있다. 수정체와 홍채 사이 방수 유출로가 갑자기 막히면서 시작되는데, 후방압력이 상승하면서 홍채가 각막 쪽으로 이동하여 전방각이 눌려 전방 방수유출로는 더 막힌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면서 구토를 동반하고 눈 주위 통증과 충혈이 발생하며 급격한 시력손실이 진행된다. 72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시신경이 손상돼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녹내장 치료, 안압 조절이 관건

개방각, 폐쇄각에 따라 녹내장은 치료법도 다르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이라도 안압을 조절해서 시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서 더 이상의 시신경 손상을 막아야 한다.

안압을 낮추는 약물치료를 시행하고, 약물치료로 안압을 조절하는 것이 힘들 때는 방수 유출로인 섬유주를 수술하는 레이저섬유주 성형술이나 섬유주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폐쇄각 녹내장은 응급질환으로, 빠른 치료로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관건이다. 안압 저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맥주사와 함께 안약을 사용하며, 안압이 내려가면 레이저 홍채 절개술 등을 통해 방수가 배출될 길을 낸다.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을 되돌릴 순 없어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여 시신경이 더 망가지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녹내장은 정기 안과 검진을 통한 예방이 매우 중요하고 녹내장의 위험성이 높은 40세 이상과 고도근시 환자는 1년에 한 번 안과검진을 받아야 한다. 강자헌 교수는 “가족력이 있거나 6개월~1년 이상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사람, 당뇨병·고혈압이 있으면 젊어도 정기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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