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안승진이 고백한 '음란물 중독'… 대표 증상 6가지

입력 2020.06.23 15:39

안승진
n번방에서 피해자를 협박한 안승진은 음란물 중독이었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에서 '갓갓' 문형욱과 함께 피해자를 협박한 안승진(25)의 얼굴이 공개됐다. 경찰이 n번방 피의자 신상을 공개한 것은 '박사' 조주빈, '부따' 강훈, '이기야' 이원호, '갓갓' 문형욱에 이어 이번이 다섯번째다. 안승진은 안동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구지방검찰청 안동지청으로 송치되는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또한 계속 범행을 저지른 이유를 묻자 "음란물 중독으로 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음란물 중독의 기준이 있을까? 증상은 무엇일까?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는 "현재까지 음란물 중독에 대한 정신과적 영역에서 합의된 진단 기준은 없다"며 "다만, 행위 중독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음란물에 중독되면 다른 중독 사례와 같이 '뇌의 보상회로'에 변화가 생긴다. 음란물을 보면 도파민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고 일시적 흥분과 쾌감을 느끼는데,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더 큰 쾌감을 원하게 된다.

음란물에 중독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점차 음란물에 무감각해지고 ▲새롭고 자극적인 음란물을 찾게되고 ▲뇌가 음란물 외의 자극에서는 기쁨을 느끼지 못해 대인관계, 연애, 운동, 일 등 다른 활동은 모두 지루하게 느껴지고 ▲음란물 시청을 줄이거나 중지하려고 하면 안절부절 못하거나 과민해지고 ▲음란물 시청을 줄이거나 중지하려 해도 반복적으로 실패하고 ▲음란물로 인해 중요한 인간관계나 학업, 직장생활에 지장을 입는 것이다.
 
이 밖에 음란물에 중독되면 길 수 있고, 현실에서 자신의 파트너와 성적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음란물 중독 파트너를 둔 여성은 특히 정신적 트라우마가 심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진 교수는 "점차 음란물을 접하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데, 소아청소년기에 음란물에 중독되면 성인에 비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뇌의 신경가소성(뇌의 신경경로가 외부의 자극·경험에 의해 구조·기능적으로 변화하고 재조직화되는 현상​)이 활발한 시기인데, 이로 인해 뇌의 보상회로 변화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고 왜곡된 성적 취향이 더 뿌리깊게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음란물 보는 것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중독 여부에 대한 조기 발견이 어렵고, 음란물 중독에 대한 연구도 어렵다. 이로 인해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상태다. 다만, 다른 행위 중독과 마찬가지로 인지행동 치료, 가족치료 등을 시도해볼 수 있다. 김대진 교수는 "충동성을 줄이거나 불안과 금단 증상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도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노력으로는 ▲​스스로 중독임을 인정하고 ▲​배우자나 가족, 전문가에게 솔직히 알리고 도움을 구하고 ▲​컴퓨터 등을 거실 등 오픈된 공간으로 옮기고 ▲​인터넷 사용 내역을 가족에게 공유하는 것 등이 있다.

김대진 교수는 "음란물로 이미 변해버린 뇌의 보상회로를 다시 되돌리는 길은 결국 중독을 유발한 물질이나 행위를 오래 끊어내는 방법밖에 없어 주의해야 한다"며 "자극이 조금이라도 다시 가해지면 익숙했던 중독 상태로 금방 되돌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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