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노년 불면' 증가… 치매·우울증 주의보

입력 2020.06.12 05:00

불면이 뇌에 '불량 단백질' 축적… 낮에 충분히 활동해야 숙면 가능

잠 못 이루는 노인이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60세 이상 불면증(수면장애) 환자 수는 12만7321명으로, 2015년(8만7864명)보다 50%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내 생활도 불면 증가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햇볕이 내리쬐는 낮에 잠깐씩이라도 야외활동할 것을 권한다. 수면 호르몬 생성을 위해서다.

◇코로나19도 불면증 심화시켜

노인이 되면 여러 이유로 인해 불면증이 악화된다. 주요 원인은 뇌 노화다. 수면과 각성을 담당하는 뇌의 '시상하부'가 노화되면 생체 리듬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수면을 조절하는 호르몬 분비도 줄어든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김혜윤 교수(대한수면연구학회 홍보이사)는 "고령의 경우, 멜라토닌 호르몬이 감소해 수면 건강이 취약해진다"며 "나이 들며 생기는 내·외과적 질환도 불면증의 악화 요인"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불면을 호소하는 노인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불면을 호소하는 노인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햇볕이 내리쬐는 낮에 잠깐씩이라도 야외활동할 것을 권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의 확산도 결과적으로 건강한 수면을 방해하고 있다. 밤에 잠을 푹 자려면 낮에 충분한 햇볕을 쬐야 한다. 햇볕을 쬐면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이 분비되는데, 세로토닌은 수면을 돕는 멜라토닌을 합성한다. 외출이 어렵다면 햇볕이 드는 창가나 베란다에서 운동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낮에 충분히 움직여 활동량을 늘려야 적당히 피로하고, 숙면도 가능하다. 교감신경도 활성화되는데, 이는 밤에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도록 도와 잠을 푹 잘 수 있게 한다.

◇불면증 방치하면 치매 위험 증가

불면은 여러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아시아수면국제학회에 따르면 불면증은 치매 발병률을 최대 50%까지 높인다.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불량 단백질'이 있다. 뇌 신경세포에 베타아밀로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쌓여 뇌 기능장애를 일으키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베타아밀로이드는 깨어있는 동안 뇌 활동으로 발생하고, 자는 동안 분해된다. 불면은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의 원인이다.

노인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잠을 자면서 낮 동안 쌓인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 연구에 따르면 불면증이 악화된 노인은 불면증이 개선된 노인보다 우울증 위험이 28.6배나 높았다. 자생한방병원이 실시한 국내 연구에서도 6시간 미만 자는 여성은 6시간 이상 자는 여성보다 우울감이 1.71배 높았다.

◇지나친 '숙면 집착'도 문제

잠이 줄었다고 무조건 '치료가 필요한' 불면증은 아니다. 노화로 인한 잠 시간의 감소는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피로감이 해소되지 않아 일상생활을 심각하게 방해할 때 치료 대상이 된다〈표 참조〉. 김혜윤 교수는 "수면 시간이 줄어도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다면 치료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가벼운 불면증은 수면 위생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회복할 수 있다. 자기 전 TV 시청과 스마트폰 사용은 최대한 줄이고, 잠자리는 수면을 위해서만 사용한다. 숙면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오히려 불면증을 유발한다. 잠자리에 든지 20분 이상 지났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요가·명상·독서 등 긴장을 풀어주는 활동을 한 후 다시 잠을 청한다.

수면 위생을 잘 지켜도 해결되지 않을 땐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불면증은 신경과, 가정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에서 진료한다. 비약물적 치료법으로는 수면 위생 환경을 교육하는 '인지행동 치료', 수면뇌파를 안정시키기 위한 '뇌파 훈련', 뇌신경세포를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술' 등이 이뤄진다.

약물치료도 해볼 수 있지만, 수면제는 내성이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짧은 기간만 복용할 것을 권한다. 노인은 수면제 부작용에 다른 연령층보다 더 취약하다. 특히 만성질환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전문의와 반드시 의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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