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선의원의 공황장애… 불안ㆍ공포 어느 정도이기에

입력 2020.06.08 17:58

얼굴을 가린 여성
공황발작과 공황장애는 다른 질병이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판사 출신으로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황장애 때문에 잠시 국회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공황장애는 개그맨 이경규·김구라·정형돈, 가수 김장훈 같은 유명 연예인들이 앓은 적이 있다고 밝혀 '연예인병'으로 유명하다. 공황장애는 어떤 질환일까? 유명해지면서 나타나는 심한 불안감과 관련이 있을까?

죽을 것 같은 불안이 증상…병 아닌 공황발작일 수도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당장 죽을 것 같은 극심한 불안과 함께 신체 증상이 나타나는 정신 질환으로, 불안장애 일종이다. 공황장애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대한불안의학회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7년 3배 가량 환자 수가 늘었다. 그러나 공황장애는 과잉진단되는 경향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공황발작을 공황장애로 잘못 진단해 필요 없이 치료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강섭 교수는 "극심한 불안감은 공황발작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공황발작은 약 성인의 23%가 경험한다는 연구가 있으며, 치료가 필요한 병이 아니다"고 말했다.

발작 두려움 한달 이상 지속돼야 병

공황장애는 예기치 못하게 갑작스럽게 불안을 느끼는 것과 함께, 호흡 곤란·빈맥·발한·어지러움 등의 신체 증상을 동반한다. 극심한 불안감과 호흡곤란 등 신체 증상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자주 나타나고, 추가 발작에 대한 두려움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공황장애라고 진단한다. 공황장애는 반드시 본인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 다시 말해 불안감을 느낄 상황이 아닌데서 갑자기 5~10분간 공황발작이 나타나고 30분이 지나면 아무렇지 않게 안정되는 특징을 보인다.

반면에 공황발작은 극심한 불안감이 갑자기 나타나 1~3분 동안 지속되다 사라지는 증상이다. 일시적이며, 전체 인구의 10~2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불안에 의한 발작이라 정신 질환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본래 공황발작은 어떤 위협에 반응하기 위한 뇌의 정상적인 작용이었으나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도 부적절하게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강섭 교수는 "공황장애가 공황발작과 다른 점은 공황장애는 공황발작이 반복돼 생활 전반에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고, 길을 가다가 혹은 자는 중에, 즉 스스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호흡 곤란 등의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라며 "공황발작이 한 두번 있었다고 해서 이를 공황장애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공황장애 진단항목
공황장애 진단항목/헬스조선 DB

약물로 치료 잘 되지만, 절반이 재발

공황발작은 치료가 필요 없지만, 공황장애는 치료를 해야 한다. 공황장애는 정신 질환 중에서 비교적 치료가 잘 이뤄지는 질환이다. 그러나 환자의 절반이 재발이 된다. 강남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호석 교수는 "공황장애는 증상이 매우 강렬해도 항우울제, 벤조디아제핀계 항불안제 같은 약물만 쓰면 크게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래서 약물만 단독으로 쓰는 치료를 주로 했지만 재발률이 높고 만성화 되는 경향이 있었다. 서호석 교수는 "약물과 함께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심리치료를 병행해야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도 과거에는 6개월 정도 썼는데 최근에는 1년 이상 쓰라고 권고한다. 약물을 쓴 뒤 공황장애 증상이 좋아져도 좋아진 상태를 유지하는 유지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재발을 낮추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왜곡된 공포심이라는 것을 인지시켜

인지행동치료는 공황장애 치료 시작부터 같이 해야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먼저 공황장애라는 질병을 이해하기 위한 세밀한 교육을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예를 들면 공황장애는 뇌에서 불안을 담당하는 영역인 청반핵이 과활성화 돼 발생하는 것이며, 발작이 오면 죽음에 대한 공포가 심한데, '공황장애는 죽는 병이 아니며 10분이 지나면 공포심이 사라진다'라는 식의 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자기 관찰을 통해 자기의 인지가 왜곡돼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인지교정치료를 한다. 그리고 병을 개선하기 위한 행동치료를 한다. 예를 들어 공황장애 환자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못타는 경우가 많은데, 지하철·버스를 한 정거장씩 타보게 하는 것이다. 그밖에 과호흡이 있으므로 호흡 훈련을 하고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 있으므로 근육이완 훈련을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최근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줄었다. 공황장애 치료 시작부터 주 1회, 8~12주 동안 하면 효과가 있다. 마음챙김 명상도 도움이 된다. 서호석 교수는 "내 마음 속에 두려운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며 "수용 과정을 통해 두려움을 날려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불안을 가라앉히는 방법

▷근육이완·호흡법=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고 깊게 호흡한다. 그 다음, 손·발·팔·다리·어깨·목의 근육에 차례로 힘을 꽉 준 뒤 7초 간 멈췄다가 서서히 힘을 뺀다. 하루 2회 정도만 해도 효과가 있다.

▷마음챙김 명상=명상을 하면서 불안한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본인의 상태를 자각하면서 수용한다. 불안을 회피하거나 없애려기보다, 자신이 불안해 하는 사실을 알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친구·가족·종교 의지=세상에 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불안감은 커진다. 친구·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대화를 나누거나, 종교를 갖는 것도 불안 해소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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