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에 한번 주사, 젤 주입… 다양해지는 피임법

입력 2020.05.27 16:17

허벅지에 주사 맞는 여성 사진
3개월에 한 번씩 맞는 주사제를 이용한 피임법도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통적인 피임법으로는 콘돔이 잘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피임법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은 보수적인 성 문화로 인해 다양한 피임 방법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여성용 피임법에 대해 알아본다. 새로운 피임법을 실행하기 전에는 장단점을 비교해보고 산부인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결정하자.

1. 페서리(Pessary)

페서리는 고무로 된 반구형의 피임기구를 말한다. 자궁경부의 입구를 물리적으로 차단해 정자가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준다. 정자가 기구 테두리를 통해 자궁 내부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있으므로 효과적인 피임을 위해서는 살정제와 함께 사용한다. 성관계하기 직전에 삽입하고, 관계 후 8시간 지난 후에 제거한다. 정자가 완전히 죽을 때까지 약 8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호르몬 변화를 유도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용이 번거롭고, 크기가 딱 맞지 않으면 피임실패율이 높아진다. 피임률은 약 90% 정도로 알려졌다.

2. 누바링(Nuva Ring)

누바링은 경구피임약과 비슷한 기전이다. 21일 복용 후, 7일 휴약기를 갖는 경구피임약과 마찬가지로 생리를 시작하는 날에 질 내부에 삽입한 후 3주 동안 그대로 두었다가, 7일간 휴약기를 갖는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토겐 등 호르몬이 질내로 흡수돼 피임 효과를 가지는데, 피임률은 97~99%로 매우 높다. 경구피임약보다 피임약이 소량 함유돼 있기 때문에 호르몬제에 민감한 사람도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대학병원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으므로 개인병원에서 구매해야 한다. 비슷한 원리의 '패치형' 제제도 있었으나, 판매 저조로 최근에는 판매되지 않는다.

3. 사야나 주사(Sayana)

3개월에 한 번씩 맞는 주사제를 이용한 피임법도 존재한다. 자궁 내 피임 장치와 비슷한 피임 효과를 보인다. 에스트로겐이 포함되지 않는 황체호르몬만을 사용한 피임법으로, 혈전색전증 등 에스트로겐과 관련된 합병증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통, 체중증가, 어지러움, 복부불편감 등의 부작용이 있기도 하지만 심각한 경우는 드물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최영식 교수는 "사야나 주사는 피임 외 용도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대부분 대학병원에도 들어와 있다"며 "안전하고, 심각한 건강상 문제가 없는 피임법이다"라고 말했다.

4. 피임젤(Phexxi, 국내 미출시)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는 젤 형태의 새로운 피임약을 정식으로 승인했다. 성관계 직전에 탐폰과 비슷하게 생긴 기구를 이용해 피임 효과가 있는 젤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정자 활동을 느리게 하는 원리의 살정제와 달리, 질 내부의 pH 농도에 변화를 주는 원리로 살정제보다 높은 피임 효과를 지녔다. 가임기 여성 14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86%의 피임률을 나타냈다. 호르몬 제제가 아니므로 역시 호르몬과 관련된 부작용이 적다. 제약사의 주장에 따르면 성병 예방이 불가능한 콘돔 외 피임법과 달리 임질, 클라미디아 등의 감염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는 않았다.

남성을 위한 피임법은 왜 없을까?

한편 현재까지는 여성용 피임법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남성용 피임약도 개발 중에 있다. 대구코넬비뇨기과 이영진 원장은 "현재 남성이 시도할 수 있는 피임법은 체외사정법, 콘돔, 정관수술밖에 없다"며 "콘돔이라는 간단하고 확실한 피임법이 있어 개발이나 실용화가 더뎌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임젤, 주사제 등 여러 피임약이 임상시험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남성용 피임법 실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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