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술 의존 늘었나… 알코올 간질환 급증

입력 2020.05.22 09:04

[한국인 간질환 20년 트렌드]
- 알코올성 간질환
19~29세 유병률 1.6→6.4% '껑충'
적정 음주량 없어… "금주 권고"
- B형간염
백신 효과, 젊은층 감소세 뚜렷
- 비알코올성 지방간
남성 증가폭 커… 비만 관리 중요

한국인의 간(肝)질환, 지난 20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알코올성 간질환이 80% 이상 크게 늘었지만 만성 B형간염은 30% 이상 감소했다. 비만·당뇨병 인구가 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도 꾸준히 증가했다.

◇술 때문에 간질환… 젊은층에서 급증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동준 교수팀은 1998~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와 2016~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비교했다. 그 결과, 약 20년 새 알코올성 간질환은 유병률이 3.8%에서 7%로 증가했다. 남성은 7.5%에서 12.3%로, 여성은 0.2%에서 1.7%로 증가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과도한 음주로 인해 간세포가 손상을 받아 생긴 것이다. 과도한 음주의 기준은 남성은 일주일에 알코올 210g 이상, 여성은 알코올 140g 이상 섭취하는 것이다. 소주 한 병에 알코올이 60g 정도 들었다 치면 남성의 경우 일주일에 3~4병 이상 마시면 과도한 음주를 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40세 미만 젊은층에서 알코올성 간질환 유병률이 크게 증가했다. 19~29세는 알코올성 간질환 유병률이 1.6%에서 6.4%로, 30~39세는 3.8%에서 7.5%로 증가했다.

한국인 간질환 추이
/그래픽=양진경, 게티이미지뱅크
김동준 교수는 "단순히 술을 많이 마시는 비율이 아니라 술로 인해 간질환까지 생긴 사람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의미"라며 "술을 마시는 나이가 젊을수록 중독 위험이 큰데, 젊은층에서 알코올성 간질환이 크게 늘었으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젊은층이 알코올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국가 차원의 정책을 펴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한국은 2018년에 발표된 세계보건기구 리포트에 따르면 알코올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잘 펴지 않는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김동준 교수는 "담배와 달리 술에 대해서는 관대한 문화가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 '적정 음주'라는 말로, 하루에 한두 잔은 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최근 학계에서는 적정 음주란 없고 건강을 위해서는 술을 아예 마시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세계적 의학학술지 '란셋'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1990~ 2016년 195개 국가에서 알코올이 미치는 사회경제적 부담을 조사한 결과, 알코올 소비 증가에 따라 사망률, 암 발생 증가가 이뤄졌다. 논문에서는 건강에 위해를 받지 않으려면 술을 아예 마시지 않아야 하고, 적정 음주량이란 없으므로 전 세계적으로 술을 안 마시는 방향으로 권고 기준이 수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백신 효과로 B형간염은 줄어

이번 조사에 따르면 만성 B형간염은 20년 새 5.1%에서 3.4%로 감소했다. 만성 B형간염은 간암의 첫번째 원인이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뚜렷했는데, 1995년 국가 차원에서 전 신생아를 대상으로 B형간염 예방접종을 시작하면서 나타난 성과로 분석된다. 또다른 바이러스성 만성 간염인 C형간염은 유병률 조사가 2016~2017년 처음 이뤄졌는데 0.3%로 나타났다.

비만·당뇨병 환자가 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18.6%에서 21.5%로 증가했다. 남녀 차이가 컸는데, 남성은 18.7%에서 23.7%로 크게 증가했고 여성은 18.6%에서 19.3%로 소폭 증가했다.

김동준 교수는 "비만·당뇨병 등의 감소가 없다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만이 심각한 미국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간이식의 첫번째 원인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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