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처럼… 고혈압도 '합병증' 관리하세요

입력 2020.05.15 09:05

['젊은 환자' 합병증 주의보]
혈압 높으면 혈관 탄력 떨어지고 심장 과부하 걸려 심장질환 유발
'생명 위협' 심방세동 발생과 연관
젊은 환자, 약 복용·운동 철저히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합병증 위험이 크다'는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당뇨병은 오래 될수록 혈관에 타격을 줘 합병증 위험이 크다. 고혈압은 어떨까? 합병증이 없다거나, 오래 되도 큰 문제 없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고혈압도 합병증이 있으며, 병을 앓은 기간이 오래될수록 합병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뇌출혈은 사실 고혈압이 원인… 경각심 가져야"

고혈압의 가장 큰 합병증은 '심뇌혈관질환'이다.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편욱범 교수(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은 "고혈압의 가장 큰 합병증이 뇌출혈과 심근경색을 포함한 각종 심장질환"이라며 "고혈압을 단순히 혈압이 높은 상태라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전 세계 주요 사망원인인 심뇌혈관질환은 고혈압이 원인인 만큼 경각심을 가지고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혈압도 오래 앓으면 당뇨병처럼 각종 합병증이 생긴다.
고혈압도 오래 앓으면 당뇨병처럼 각종 합병증이 생긴다. 뇌출혈, 심근경색, 심방세동 등이 대표 합병증이다. /클립아트코리아
고혈압이 심뇌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혈압이 높을수록 혈관은 얇아진다. 풍선이 부풀어오르면 얇아지는 원리와 같다. 혈관벽이 얇아지면 터지기도 쉽다. 또한 뇌혈관이 높은 혈압에 오래 노출되면 탄력이 떨어져 터지기 쉽다. 뇌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된다. 뇌출혈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요 원인은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심장에 과부하를 초래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는 "혈압이 높으면 심장 근육이 그만큼 펌프질을 더 해야 돼 과부하가 걸린다"며 "이로 인해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면서 뻣뻣해지면 영양분과 산소를 많이 요구하게 되지만, 고혈압으로 혈관벽이 상처를 입으면 심장 근육에 산소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해 각종 고혈압성 심장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처럼 고혈압은 혈관에 계속 나쁜 영향을 미치다보니, 심뇌혈관질환 외에 망막 혈관에 이상이 생기는 '고혈압성 망막증'이나 혈관 덩어리인 콩팥에 기능 부전을 초래하는 '고혈압성 신장병'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5년 이상 앓으면 심방세동 위험 2배

최근에는 고혈압을 오래 앓을수록 심방세동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팀 연구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으로, 뇌졸중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연구팀은 2009~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약 1000만명을 대상으로 혈압·체중과 심방세동 위험도를 살폈다. 그 결과, 고혈압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최대 2.34배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높다고 나타났다. 약으로 혈압을 조절하고 있어도 유병 기간이 길면(5년 이상)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커졌다. 또한, 비만이 동반되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더 커졌다. 체중과 혈압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비만과 고혈압이 함께 있으면서 유병기간이 5년 이상이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은 3배 이상이었다. 최종일 교수는 "고혈압 유병 기간이 생명에 치명적인 심방세동과 직접 연관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 꾸준히 먹어야… 젊을수록 엄격히

'약으로 혈압을 조절해도 합병증 위험이 있는데, 괜히 약을 먹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편욱범 교수는 "고혈압을 약으로 관리하면 뇌출혈이 생길 위험이 3분의 1로, 심근경색이 생길 위험은 4분의 1로 줄어든다는 연구가 있다"며 "고혈압이 없는 게 가장 좋지만, 약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합병증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범 교수는 "혈압약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은 6~24시간 정도로 한계가 있어 효과를 100% 연속해 낼 수 없다 보니, 약을 먹어도 건강한 사람 정도로 합병증 위험이 낮아지지는 않는다"며 "그렇지만 약으로 혈압을 조절해야 전반적으로 합병증 위험이 낮다"고 말했다.

혈압은 젊은 환자일수록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 비해 유병 기간이 확연히 길다 보니,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박창범 교수는 "혈압이 높다고 당장 특정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게 아니다 보니, '난 아직 젊고 건강하다'며 혈압약을 먹지 않는 사람이 많다"며 "나이 든 사람에 비해 젊은 사람이 고혈압일 때 사망률이 더 높다는 연구도 있는 만큼, 젊을수록 혈압약을 더 챙겨먹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때 다이어트,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을 병행해 혈압을 낮추면 복용하는 고혈압 약의 용량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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