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에만 엄격한 당뇨병 환자, 짠맛에 쓰러진다

입력 2020.05.08 09:03

65세 이상 당뇨병 환자 조사… 나트륨 섭취량, 기준치 2~3배
단백뇨 등 합병증 위험 '껑충'… 국물·소스, 가급적 먹지 말아야

당뇨병은 약만큼 식습관이 중요한 질환이다. 어떤 식습관을 가지느냐에 따라 당뇨병 치료의 핵심인 혈당 조절·혈관 건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많은 당뇨병 환자가 '달게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를 철저히 지키려 노력한다. 그렇지만 짠맛에는 관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국내 65세 이상 노인 당뇨병 환자는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당뇨병 환자, 나트륨 기준치 3배 섭취

국내 노인 중 당뇨병을 앓는 사람은 10명 중 3명꼴이며, 나이가 들수록 당뇨병 위험은 커진다. 그런데 국내 노인 당뇨병 환자는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고 있다. 영남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65세 이상 당뇨병 환자 2353명을 대상으로 분석, 최근 발표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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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연구팀은 환자를 ▲65~69세 ▲70~ 74세 ▲75세 이상 세 그룹으로 나눠 하루 섭취 나트륨·열량이 얼마나 적절한지 살폈다. 그 결과, 이들의 평균 나트륨 섭취는 기준치(하루치 나트륨 충분 섭취량 65~74세 기준 1300㎎, 75세 이상 1100㎎) 2배를 훌쩍 넘겼다. 특히 75세 이상인 환자는 충분 섭취량 3배 이상 섭취하고 있었다. 반면 평균 섭취 열량은 기준치(하루 권장 열량 남자 2000㎉, 여자 1600㎉)에 못 미쳤다. 65~69세 그룹은 권장 열량의 94%, 70~74세 그룹은 86.7%, 75세 이상은 83.5%만 섭취했다. 연구팀은 "나트륨 과다 섭취는 당뇨병 합병증 위험을 높이고, 열량 부족은 근육·면역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노인 당뇨병 환자의 식습관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트륨 과다, 혈관 직접 공격한다

당뇨병 전문가들은 열량 섭취 부족보다, 나트륨 과다 섭취가 더 큰 문제라고 설명한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규리 교수는 "다이어트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라면 열량 섭취를 자제할 수 있지만 나트륨은 이와 상관 없이 위험하다"며 "설탕 같은 당류 섭취에 비해 경각심이 덜 해 짜게 먹는 환자가 많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가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고혈압 위험 ▲단백뇨·만성신장질환 등 미세혈관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김규리 교수는 "체내 나트륨이 과다하면 혈액·세포내액량이 증가하며, 나트륨 자체가 혈관벽 내피세포를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인다"며 "당뇨병 환자가 혈압이 높아지면 합병증 위험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정인경 교수는 "과다한 나트륨 섭취는 식습관 불량 탓"이라며 "젊은 당뇨병 환자는 인스턴트 음식·탄산음료 등 과도한 당류 섭취가 문제인 편이지만, 65세 이상 환자는 국·찌개·젓갈 등 한식 위주 식습관 때문에 나트륨 섭취에 문제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건더기 위주로 먹어라… 국에 밥 말아먹기 '최악'

65세 이상 당뇨병 환자라면 식습관부터 점검해보자. 먼저 국물 위주 식사를 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정인경 교수는 "국·탕·찌개 같은 종류의 국물에 나트륨이 많다"며 "귀찮다고 국에 밥만 말아먹는 식사는 최악"이라고 말했다. 국물류를 먹어야 한다면 건더기만 건져 먹는다. 음식에 소스는 가급적 뿌리지 않는다.

나트륨 배출을 돕는 영양소인 칼륨이 많은 토마토, 바나나, 시금치 등 푸른색 채소를 즐겨 먹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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