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회복 ‘4일 단축’… 렘데시비르 ‘급부상’의 이유

입력 2020.05.04 13:34

美 코로나19 중증환자 긴급사용 승인

약 개발 사진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중증환자 긴급사용​ 치료제로 승인했다./길리어드사이언스 제공

세계 최초로 중증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치료제가 등장했다.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이하 길리어드)가 에볼라 시험용 치료제로 개발했던 의약품 ‘렘데시비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제로 렘데시비르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정식치료제가 아닌 ‘중증환자’ 치료용인데, 혈중 산소량이 적거나, 산소요법치료, 인공호흡기 등으로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가 대상이다.

아직 임상으로 렘데시비르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있지만, FDA는 렘데시비르 사용으로 인한 이득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FDA 관계자는 “이 약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위험보다, 바이러스를 치료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회복기간 4일 감소…코로나19 극복 나비효과

FDA는 미국국립보건원의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인정했다. 미국국립보건원은 코로나19 입원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3상 임상 ACTT 연구 데이터를 공개했다

미국국립보건원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주도 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로 설정된 ‘회복 평균 기간’이 렘데시비르 투여군은 11일, 위약군은 15일로 회복기간을 31% 단축시켰다.

연구팀은 회복기간 4일 감소는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NIAID 연구팀은 “회복 속도가 빠르면 퇴원을 앞당길 수 있어 병상과 인공호흡기 등 의료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며 “이때 의료진 부담도 줄고 환자는 합병증 위험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회복기간 감소에 따른 코로나19 극복 ‘나비효과’를 중시한 셈이다.

하지만 2차 평가변수인 사망률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는데, 렘데시비르 투여군이 8%, 위약군에서 11%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해당 임상시험은 미국 의약품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가 1차 종료시점에서 조기 달성을 이유로 연구 조기 종료를 권고했다. 효과가 충분하니, 더 이상의 임상시험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렘데시비르의 긴급치료제 허가를 앞당긴 길리어드 자체 연구도 있다. 길리어드가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5일 용법과 10일 용법을 비교평가한 3상 임상 SIMPLE 연구결과, 투여환자 절반 이상이 14일차에 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14일차 퇴원율은 5일 용법군 60.0%(120/200명), 10일 용법군 52.3%(103/197)로, 렘데시비르 투여 환자의 절반 이상이 치료 14일차에 퇴원했다. 14일차 임상적 회복달성률 역시 5일 용법군은 64.5%(129/200명), 10일 용법군이 53.8%(106/197)로 나타났다.

치료 환자 50%가 임상적 개선을 보이기까지 기간이 5일 용법군은 10일, 10일 용법군은 11일로 나타나 용법에서는 비슷했다. 증상이 10일 이내인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치료군이 위약군보다 임상적 개선까지의 기간이 빨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로고 사진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를 미국 정부에 무료로 기부했으며, 생산량을 올해 말까지 100만명이 받을 수 있도록 늘린다는 방침이다.​/길리어드사이언스 제공

보건당국 렘데시비르 도입 신중…효과 입증되면 수입 검토

미국 FDA와 달리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신중한 태도다. 아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고, 안정성과 유효성을 판단할 단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해당 약물의 중간결과의 유효성 판단을 위해서는 각 군당 분석 대상자 수, 시험대상자 정보(증상발현 정도 등) 등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도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본부장은 “렘데시비르가 미국 FDA 기관에서 긴급사용승인을 했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며 "임상결과에 대해서는 전문가 영역인 만큼, 사망률 등 통계학적인 유의성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전문가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임상 호전 시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NIAID 연구 발표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제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선 임상 연구 결과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국은 효과가 입증되고, 안정성이 입증된다면 수입을 고려할 거라 밝혔다. 식약처는 "현재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긴급한 상황을 고려해 해당 의약품이 치료제로서 효능이 입증되고 기대 효과가 안전성을 웃돈다고 판단되면 특례 수입 등으로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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