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티푸스에서 코로나19까지… ‘수퍼 전파자’ 미스터리 풀릴까?

입력 2020.04.13 16:52 | 수정 2020.04.14 13:02

100년 전 ‘장티푸스 메리’의 부활?

마스크 쓴 남성
감염병 ‘수퍼전파자’는 항상 존재한다. 개인 위생과 더불어 방역기관의 빠른 진단과 격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왜 어떤 사람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을 더 많이 옮길까?’

12일자 뉴욕타임즈에 실린 기사다. 수퍼전파자의 미스터리를 풀면 코로나19 대유행을 컨트롤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코로나 19 확진자, 사망자 수가 가장 많다. 13일 9시 기준 누적 확진자수가 55만 4226명, 사망자가 2만 1994명(치명률 4%)에 달한다.

수퍼전파자는 실제로 존재할까?

수퍼전파자(superspreaders)는 보통의 감염자보다 훨씬 많은 2차 접촉자를 감염시키는 사람을 말한다. 수퍼전파자를 설명하는 것 중에 ‘20/80 법칙’이 있는데, 감염자 20%가 나머지 80%를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수퍼전파자는 여러 감염병에서 존재해왔다. 20 세기 초에 장티푸스를 50 명 이상에게 전염시킨 아일랜드 요리사 메리 말론 (Mary Mallon)이 대표적이다. 그녀 때문에 수십명이 장티푸스에 걸렸고 3명이 숨졌지만 정작 그녀는 무증상이었다. 2003 년 사스(SARS)의 경우도 홍콩의 첫 환자가 125 명을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2015 년에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MERS) 역시 중동에서 한국으로 온 68 세의 남성이 29 명을 감염시켰다.

지난 2월 말 미국 보스턴의 한 호텔에서 175 명이 참여한 바이오젠 임원 회의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린 수퍼전파자가 한 명 이상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 주 후 코로나19에 걸린 매사추세츠주 주민 75 %가 바이오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서 시작된 코로나19가 다른 주에 급속히 퍼져 미국 전역으로 확산된 사례가 됐다.

수퍼전파자 특성, 밝혀지지 않아

누가 수퍼전파자가 되는지 그 특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 전문가들은 면역체계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면역력이 좋지 않거나, 증상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 또 직업이나 사는 곳 등 사람과 많이 접촉하는 환경에 놓인 사람도 수퍼전파자가 될 수 있다. 확실한 것은 누가 수퍼전파자가 될 지 모르므로 무분별한 사회적 낙인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티푸스 메리(Typhoid Mary)라고 불리는 메리 말론은 증상이 없었을 때 장티푸스를 전염시켰다는 이유로 수십 년 동안 망명과 강제 검역소에 갇혀 지냈다.

한편, 자신이 감염병에 걸렸어도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2015년 한국에서 메르스가 발생하는 동안 89%의 환자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았다. 미국 일리노이주에서도 중국 우한에서 온 부부가 감염이 됐지만 그들과 접촉한 372명(195명의 의료기관 종사자 포함) 중 한명도 감염된 사례가 없었다.

‘조용한 전파’ 주의헤야

수퍼전파자가 증상이 없다면? 감염병 확산은 심각해질 것이다. 미국질병센터(CDC)에 따르면 사스에 걸린 모든 수퍼전파자는 증상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19는 아직 모른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연구팀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의 10%에서 ‘무증상’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는 무증상 상태에서도 타인을 전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상하이에서 88세 거동이 불편한 남성이 코로나19에 걸렸는데, 가족은 무증상 상태였다가 나중에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이는 무증상 전염 사례로 기록돼 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에게 전염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증상이 있는 사람보다는 바이러스 분비량이 적기 때문에 전염력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는 경증으로 개개인이 증상을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초기에 전염력이 매우 높은 특징이 있다.

수퍼전파자로 인한 감염병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 위생과 더불어 방역기관의 빠른 진단과 격리가 중요하다. 최근 한국은 코로나19환자가 30명 밑으로 감소했지만 환자수가 감소할수록 이른바 ‘조용한 전파’를 찾아내기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각 의료기관에서는 코로나19가 의심되면 적극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의료진은 코로나19가 의심되면 관할 보건소를 통해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해야 하고, 신고 후 시행한 검사는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검사비용 지원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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