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압기 성능 기준도 없었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안전 비상’

입력 2020.03.27 16:57

바이러스 퍼진지 몇달 째인데…

컨테이너형 선별진료소
선별진료실에는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이동형 음압기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동형 음압기 성능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감염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38도 이상 고열이나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심해지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야 한다. 그런데 선별진료소는 안전할까. 진료소 주변이나 내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는 걸까. 선별진료소는 병원 바깥에 컨테이너나 천막 등의 형태로 마련된다. 이때 핵심 장비가 혹시 모를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이동형 음압기’다. 하지만 현재 이동형 음압기 성능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태다. 선별진료소 방문을 통한 전파·감염에 대한 안전장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여 개 업체에서 음압기 생산… 성능 기준 없어

이동형 음압기는 선별진료소 안에 있는 공기를 밖으로 내보낼 때 헤파필터를 통과하게 해 바이러스 등 병원균을 걸러주고 선별진료소에서 내부 공기 흐름을 한 방향(예를 들면 의심 환자가 바람을 맞게 해 마주 앉은 검사자에게는 바이러스가 안 닿게 하는 등)으로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감염 방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동형 음압기가 제대로 기능을 하는 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 “선별진료소 주변을 지나가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 아니냐” “첫 검사에서는 코로나19 음성이었는데, 선별진료소에서 감염이 돼 나중에 양성 판정받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기준 없이 만들어진 각양각색의 이동형 음압기는 현재 10개 이상의 다수 업체에서 생산을 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한방우 박사는 “이동형 음압기의 성능 표준과 기준에 대해서는 건실한 업체들에서 먼저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누설률 등 기준, 한달은 있어야 나올 듯”

현재 이동형 음압기 성능 기준 요건으로 거론되는 것은 외부 바이러스 누설률 공기 흐름을 한 방향으로 만들만한 충분한 풍량 소음 등이다. 기준이 만들어지면 이동형 음압기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고, 성능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 제품은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동형 음압기 성능 기준은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한방우 박사는 “이동형 음압기 성능에 대한 공인된 기준을 만드는 데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선별진료소 안전 완벽한지 누구도 말 못해”

이동형 음압기 뿐만 아니라, 선별진료소 같은 ‘이동형 음압 시설’의 기준 마련도 시급하다. 지금까지는 전문가의 지식과 아이디어에 기반해, 드라이브 스루, 워킹스루 등 다양한 선별진료소를 만들고 있지만, 실제 바이러스 전파 등 안전성에 대해서는 개별 점검과 평가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한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시간이 없다보니 지금은 누구도 완벽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바이러스가 완전히 차단 돼 전파가 안 이뤄진다는 ‘perfect’ 기준 보다는 ‘enough’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고 말했다.

최근 개설한 인천국제공항 개방형 선별진료소는 천막이나 컨테이너 박스 형태가 아니라, 사방이 트이게 설치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공항의 특성을 살려 통풍을 원활하게 해 혹시 모를 바이러스 축적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또 소독이나 환기로 쓰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선별진료실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오면 검체를 채취하고, 소독을 한 뒤 환기를 한다. 이 시간이 30분 정도 걸린다. 그래서 1시간에 2명 정도 밖에 검체 채취가 안되고 있다. 공항의 개방형 진료소는 무증상 외국인 입국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1시간에 12명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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