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혼술'한다? 횟수·양 정하고 마셔야

입력 2020.03.17 15:28

혼자 술 먹는 여성
코로나19 확산으로 야외활동을 줄이면서 '혼술'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술을 마시는 양, 횟수를 정해두고 자제해야 알코올 의존증 등을 막을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3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요즘 무력감에 빠졌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퇴근 후 즐겼던 필라테스, 독서 모임 등이 잠정 중단된 것은 물론 저녁 약속까지 모두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주말에도 나들이는 커녕 제대로 된 외출도 하지 못한 채 집에만 있는 날들이 이어지다 보니 삶이 멈춘 듯한 기분이다. 그나마 퇴근 길에 집 앞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와 저녁을 먹으며 마시는 것이 유일한 삶의 낙이 되어버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음주로 해결하면 우울증,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사랑중앙병원 이무형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확진과 사망 소식이 연일 계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며 "특히 제한된 외부 활동에 대한 답답함을 홈술로 해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신적 고통을 달래기 위해 마시는 술은 약이 아닌 독이 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2020년 1~2월 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GS25 12.3%, CU 4.3%, 세븐일레븐 6.8%, 이마트24는 26.8%의 증가율을 보였다. 늘어난 홈술족에 주류와 함께 안주 판매가 증가하자 편의점과 식품업체들은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간편 안주 제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다음달 3일부터는 스마트폰 앱 등 온라인으로 맥주 등의 주류를 주문한 뒤 음식점이나 편의점에서 찾아가는 것이 가능해져 홈술족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무형 원장은 "편안한 분위기에 마시는 홈술은 자제가 어렵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 음주의 양과 횟수가 늘어나 잘못된 음주습관이 생기기 쉽다"며 "외출이 어려운 대신 홈술을 즐기고 싶다면 술 마시는 횟수와 양을 정해놓고 마시는 등 건강한 음주습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울한 상황에서의 음주는 오히려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만든다. 술에 포함된 알코올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피질축을 자극해 스트레스를 악화시킨다. 또한 우울한 기분을 술로 달래는 경험이 반복되면 우리 뇌에 '스트레스=술'이라는 공식이 생겨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술이 생각나게 된다. 그럴 경우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이 점점 강해져 결국 다시 일상에 돌아와도 술이 없으면 허전함을 느끼고 계속해 음주를 이어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무형 원장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전으로 돌입한 만큼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술이 아닌 부정적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심리적 방역"이라며 "뉴스를 하루에 한 번만 보거나 요리, 독서와 같은 취미생활에 집중하는 등 스스로 통제 가능한 활동으로 주의를 전환해 불안과 우울에 빠지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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