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면 심장벽도 두꺼워져... 심장 기능 저하

입력 2020.03.16 13:54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박준빈 교수팀연구

그래프
체질량지수에 따른 비후성 심근증 발생 위험비. 체질량지수가 높아질수록 비후성 심근증의 발현 위험도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서울대병원 제공

비만, 대사이상이 있는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비후성 심근증 발현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후성 심근증이란 대동맥판 협착증, 고혈압 등 특별한 원인 없이 좌심실 벽이 두꺼워져 심장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박준빈 교수는 2009년부터 2014년 사이에 건강검진을 시행한 2800만명 중 비후성 심근증이 발병한 7851명의 자료를 분석해, 비후성 심근증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를 파악했다. 그 결과 비만과 대사이상은 비후성 심근증 발생 위험을 높였다.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아시아인 체질량지수 기준에 따라 환자 7851명을 각각 저체중(118명), 표준체중(1782명), 과체중(2029명), 경도비만(3435명), 중등도비만 이상(487명)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비후성 심근증 발생 위험을 살핀 결과, 과체중, 경도비만, 중등도비만 이상은 표준체중에 비해 비후성 심근증 발생위험이 각각 약 1.5배, 2.2배, 2.9배 높았다. 체질량지수가 높아질수록 발생위험이 일관되게 상승했으며 체질량지수가 1씩 증가함에 따라 비후성 심근증 발생위험도 11%씩 증가했다. 이런 경향은 복부미만의 척도인 허리둘레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허리둘레가 90cm(여성 85cm) 이상인 4848명은 그렇지 않은 3003명에 비해 비후성 심근증 발현 위험이 1.7배 높았다.
또한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으로 대표되는 대사이상도 비후성 심근증 발현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일한 체질량지수 그룹이더라도 대사이상이 동반된 사람들은 비후성 심근증 발현 위험이 더 높았다.

단순히 심근이 두꺼워지는 심근비후는 고혈압이나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서도 종종 관찰된다. 해당 원인을 잘 관리하거나 치료하면 심근비후는 호전되기도 한다. 다만 비후성 심근증은 다르다. 유전적 이상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심근비후 발현 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가령 동일한 유전자 이상을 공유한 가족이라 할지라도 한 명은 심근벽 비후가 심한 반면, 다른 이는 정상일 수도 있다. 따라서 유전적 요인 외에 비후성 심근증 발현을 유발하는 요소를 밝혀낼 필요가 있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는 “비만, 대사이상이 다른 심혈관질환들 처럼 비후성 심근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고한 것이 이번 연구의 의의”라며 “타고나는 유전자와 달리, 비만 및 대사이상은 충분히 개선이 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비만에 따른 비후성 심근병증의 발현 위험성을 분석한 결과를 ‘유럽 예방심장학회지 (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impact factor 5.64])’ 최근호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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