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 우울증 증상, 남녀간 차이 '확연'

입력 2020.03.16 10:55

머리에 손 얹고 있는 남성
뇌졸중 후 우울증 증상과 약물 치료 효과가 남녀 간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뇌졸중 환자는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면 운동장애, 언어장애 같은 후유증이 남아 우울감에 빠지기 쉽다. 이러한 '뇌졸중 후 우울증'의 증상과 약물 치료 효과가 남녀 간 차이가 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이은재 교수팀은 2011년 1월부터 2014년 6월 사이에 급성기 뇌졸중을 겪은 환자 478명(남성 291명, 여성 187명)​을 대상으로 우울감을 조사했다. 뇌졸중 환자가 느끼는 우울감은 ‘몽고메리-아스베리 우울증 평가지수(MADRS 점수)’로 측정했다. MADRS 점수가 8점 이상이면 ‘경미’, 16점 이상 25점 이하면 ‘중간’ 수준의 우울감으로 간주했다<그림 참조>. ​또한 무작위 배정을 통해 에스시탈로프람 복용군(약물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3개월간 위약대조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여성 급성 뇌졸중 환자는 약물군(12.2∓8.2점)과 위약군(12.2∓8.5점) 모두 '경증 이상의 우울감'을 나타냈다.​ 남성 뇌졸중 환자는 약물군 9.8∓7.9점), 위약군(9.7∓8.0점) 모두 '경미한 우울감'에 그쳤다.

이처럼 여성의 66.3%가 경증 이상의 우울감을 나타냈지만 3개월간 항우울제(에스시탈로프람)를 복용하면 우울감이 중간 단계에서 경증으로 떨어지는 등 증상이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남성 뇌졸중 환자 중 경증 이상의 우울감을 보인 비율은 51.9%로 여성 뇌졸중 환자(66.3%)보다 12% 정도 적었지만, 항우울제의 효과는 여성만큼 크지 않았다.​


우울증 평가지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연구팀은 여성 뇌졸중 환자에서 두드러진 우울 증상은 ▲겉으로 드러난 슬픔 ▲스스로 느끼는 슬픔 ▲식욕저하 등 정서적 원인에 의한 것으로, 이러한 증상이 항우울제에 잘 반응해 치료 효과가 좋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김종성 교수는 “그동안 뇌졸중 후 우울증 치료에 관한 연구는 약물 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반면, 이번 연구는 성별에 따라 뇌졸중 후 우울증의 증상과 약물치료 반응의 차이를 입증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재 교수는 “우울감을 느끼는 여성 뇌졸중 환자라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하에 약물치료를 받아 증상을 완화시킬 것을 권장하며, 남성 뇌졸중 환자는 약물이 필요할 경우 우울증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고용량의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신경분야 국제학술지인 ‘세레브로바스큘러 디지즈(Cerebrovascular Disease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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