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비상사태 선포유예… '우한 폐렴' 어디서 비롯됐나

입력 2020.01.23 10:32

박쥐
중국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이 우한 수산물 시장에서 팔린 박쥐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WHO(세계보건기구)가 전세계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으로 인한 '세계적 보건 비상사태' 선포를 유예했다. WHO는 23일 새벽까지 긴급 위원회를 열어 논의했지만 결론을 못내고 이튿날 다시 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충분한 정보와 고려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보건 비상사태는 가장 심각한 전염병에만 사용되는 규정이다.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해당 전염병 발생 국가에 교역, 여행 등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전달되고 국제적으 의료 대응 체계가 꾸려진다. 이번에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지난 10년 사이 6번째 사례가 된다.

한편 이번 신종 바이러스 발생지인 우한시가 있는 중국 후베이성 정부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오후 10시 기준 후베이성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44명으로 늘었고 그중 1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우한 폐렴 확진자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 미국에서도 발생했으며 러시아, 멕시코, 브라질에서도 의심환자가 발생한 상황이다.

여러 바이러스 비교 표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중국질병관리본부는 22일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이 우한의 수산물도매시장에서 팔린 박쥐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실제 코로나 바이러스는 낙타, 고양이, 박쥐 등 동물들 사이를 돌다가 사람과 동물을 동시에 감염시키는 변종이 등장해 인간에게 감염된다.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SARS) 코로​나 바이러스도 박쥐, 사향 고향이를 거쳐 사람에게 감염됐다.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도 낙타에서 온 변종이다. 우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과 동물 동시 감염 7번째 코로나 바이러스다.

차림표
우한시 화난수산물도매시장 한 야생 동물 가게의 차림표./사진=웨이보

이와 관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으로 지목된 박쥐가 팔린 우한시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의 야생 동물 목록이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중국 인터넷에 화난시장에서 다양한 야생 동물이 산 채로 사육, 도살돼 식용으로 거래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차림표 사진이 화제가 됐다. 'SDUIVF'라는 아이디를 쓰는 산둥성의 한 의사는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이 사진을 올리면서 "야생 동물을 다시는 먹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화난시장 동쪽 구역에 자리 잡은 다중(大衆)축목이라는 가게가 내건 이 차림표에는 ▲산 야생 오소리 500위안(한 마리) ▲오소리 고기 45위안 ▲산 흰코 사향고양이(한마리) 130위안 ▲흰코사향고양이 고기 70위안 ▲산 대나무쥐 80위안 ▲대나무쥐 고기 75위안 ▲산 기러기 120위안 등이 적혀 있다. 이 외에도 공작, 야생닭, 고슴도치, 여우, 악어, 사슴, 거북, 야생 산양, 낙타, 코알라 등 수십 종류의 야생 동물이 적혀 있다. 간판은 '수산물도매시장'이라고 내걸었지만 이와 달리 야생 동물을 대거 도살하며 팔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인들이 많이 먹는 뱀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국 베이징대, 광시대, 닝보대 의료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로 뱀이 유력하다는 결론을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저널(JMV)에 게재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최평균 교수는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은 사스나 메르스보다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없어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되로록 환자 발생 지역의 방문을 자제하고, 기침예절,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예방 지침을 잘 지켜야 한다"며 "외국에 갔다 돌아온 후 2주 이내에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를 통해서 조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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