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 자도 피곤할 때 의심해야 할 질환

입력 2020.01.20 15:54

책상에 엎드려 있는 남성
잠을 푹 자도 피곤하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봐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잠을 푹 자는데 피곤이 가시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중 '수면무호흡증' 탓은 아닐지 확인해보자.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중 호흡이 잠시 멈추는 것이다. 스스로 수면무호흡이 있는지 알기 힘들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피로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고혈압, 심근경색,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며 "주위 사람에게 코골이가 심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거나,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보라"고 말했다.

4년 사이 70% 증가, 남성이 훨씬 많아

수면무호흡증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4년 2만6655명에서 2018년 4만5067명으로 약 70% 늘었다. 여성보다는 남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2018년 자료에 따르면 남자 환자가 3만6493명으로 여자 환의 4배 이상이었다. 신원철 교수는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한 비만, 노인 인구의 증가, 습관적인 잦은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등이 수면무호흡증 증가의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기 통로인 기도가 좁아지는 게 원인

수면무호흡증은 낮에는 숨 쉬는 데 문제 없지만, 잠에 들 때 숨이 막혀 컥컥댄다. 수면 중에 혀 뿌리가 있는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수면무호흡(sleep apnea)이나 숨을 얕게 쉬는 수면저호흡(sleep hypopnea) 증상이 한 시간 동안 5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에 해당한다. 신원철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중에 혀뿌리가 늘어져서 기도를 막히면 이를 신경센서가 감지하여 뇌를 깨워 다시 숨을 쉬도록 하고, 이후 다시 잠들면 다시 막히는 것이 잠자는 동안 계속 반복한다”며 “깨어난 뇌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해 몸을 깨워 잠을 자도 몸은 계속 긴장하고, 일을 하는 상태가 지속된다”고 말했다.

사람의 호흡은 호흡중추에서 자동으로 조절되는데, 호흡중추는 숨을 쉬는 근육인 갈빗살, 횡경막살과 혀의 근육과, 기관지 근육까지 신경으로 연결돼있다. 호흡중추는 각성중추 옆에 위치한다. 깨어있을 때는 각성중추가 호흡중추를 자극해 숨 쉬는 데 문제가 없다가 잠에 들면 각성중추가 꺼지면서 호흡중추의 기능이 깨어있을 때보다 떨어지게 되고, 여기에 여러 조건이 추가되면 숨을 멈추게 된다. 신원철 교수는 “비만으로 상기도가 더욱 좁아졌다거나, 나이가 들어 혀뿌리 근육이 노화되어 더욱 처지는 경우, 폐경하면서 에스트로겐 분비 감소로 근육 탄력이 줄어든 경우, 혀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턱을 가진 경우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기 쉽다”고 말했다.​

고혈압·심근경색·부정맥 발생 위험 증가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뇌가 깨어서 숙면을 취할 수 없기 때문에 낮에 졸음을 유발하고 피로로 인해 업무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불규칙한 호흡이 뇌의 산소 공급을 방해하고, 혈중 산소포화도마저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심장의 박동수가 많아지고, 혈당이 높아져 다양한 질환 위험이 커진다. 심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고혈압, 심근경색,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의 발생 위험이 3~4배 이상으로 증가한다. 이와 더불어 두통, 당뇨병, 암, 치매도 발생률도 증가한다.

신원철 교수는 "어린이의 경우 수면무호흡증이 더욱 치명적"이라며 "어린이 성장에 필수적인 성장호르몬은 깊은 수면상태에서 분비되는데, 수면무호흡으로 숙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또 숙면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집중력에도 영향을 미쳐 학습 부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 ADHD 발생이 증가할 수도 있다.

비용 부담 없는 양압기 치료로 개선 가능​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 파악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장애 진단을 위한 표준검사로 센서를 부착해 수면 중 뇌파·호흡·산소포화도·심전도·움직임 등의 다양한 생체신호를 모니터링 하는 검사다. 이를 통해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의 증세를 객관적으로 감별해 중등도 이상의 증상과 합병증이 있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다양한 치료를 제공한다.

성인의 수면무호흡증은 대부분 구조적 문제보다는 잠잘 때만 기도가 막히는 기능적 문제로 인해 발생해 수술적 치료보다는 양압기 치료를 고려한다. 양압기 치료는 지속적으로 일정한 압력을 바람을 넣어주는 것이다. 기도의 공간이 좁아지는 것을 방지해 수면 중에도 호흡을 원활하게 한다. 신원철 교수는 "양압기를 통해 구강에 강제로 바람을 밀어 넣어 상당히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7월부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큰 비용 부담 없이 양압기 치료를 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위험 줄이는 생활수칙

□ 체중이 증가되지 않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BMI가 25이하로 유지되도록)

□ 규칙적인 운동과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유지하여야 하며, 최소한 6시간 이상의 수면시간을 확보하여야 한다.

□ 술, 담배는 수면 중에 기도가 더 늘어지도록 만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다.

□ 습관적으로 코를 골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들을 수면제 복용을 삼가야 한다. 잠자는 중에 숨이 막혀서 뇌가 깨어나는 건데, 수면제를 숨이 막혀도 뇌가 깨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수면무호흡의 지속시간이 길어지고, 악화 시킬수 있다.

□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이 높은 베개를 사용하면 기도가 꺽일 수 있기 때문에, 뒷목을 받치는 낮은 베개를 사용하여야 한다.

□ 옆으로 자면, 수면 중 기도가 늘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을 줄일 있으나, 오래 옆으로 자지 못해서 1-2시간마다 뒤척이게 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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