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노릇하게 구웠을 뿐인데… 당 독소량 '100배' 급증

입력 2019.11.28 16:04 | 수정 2019.11.28 17:27

건강 좌우하는 조리법

고기 굽는 모습
단백질 식품을 고열에 오래 조리하면 당 독소 생성량이 크게 늘어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릇노릇 구워져 고소한 맛을 내는 음식은 누구든 좋아한다. 하지만 여기 '함정'이 숨어있다. 이런 음식에는 체내 염증을 유발하고 당뇨병, 치매 위험을 높이는 '당(糖) 독소'가 많다. 단, 조리법만 달리 해도 당 독소 생성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반드시 알아두는 게 좋다.

당 독소, 만성 염증·당뇨병까지 유발

당 독소의 정확한 명칭은 '최종당화산물(AGEs)'이다. 체내에서 분해가 잘 안 돼 약 10%가 혈액 성분이나 조직에 축적된다. ​몸에 과도하게 쌓이면 만성 염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단백질로 이뤄진 장기나 혈관 등을 딱딱하게 만들어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뇌에 쌓여 치매를 유발하는 물질인 아밀로이드가 더 빨리 뭉치게 하고, 세포에 산화 반응을 일으켜 몸 전반의 노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췌장을 공격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생성을 억제해 당뇨병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최종당화산물이 많은 먹이를 쥐에게 줬을 때 동맥경화, 당뇨병, 신장질환이 증가하고 반대로 최종당화산물 섭취를 줄였을 때 혈관과 신장 기능이 좋아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고 상처 회복이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조리법 따라 생성량 100배까지 늘어

최종당화산물은 고온에서 오래 조리할 때 발생한다. 120도 이상 높은 온도에서 당분과 단백질이 만나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키며 아크릴아마이드라는 발암 물질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고소한 맛의 노릇노릇 잘 구워진 음식에 많다. 책 '만성염증을 치유하는 한 접시 건강법'에 따르면 고소한 감자칩, 프렌치프라이, 군고구마, 겉이 바삭한 빵, 쿠키와 토스트, 구운 고기, 군만두에 많이 들었다. 재료에 똑같은 고열을 가해도 굽거나 기름에 튀기면 물에 익힐 때보다 최종당화산물이 훨씬 많이 생긴다. 단백질 식품을 불에 직접 구우면 조리 전보다 최대 100배 가량 많은 최종당화산물이 발생한다는 게 전문가의 말이다. 열의 온도가 높을수록 단백질과 당이 더 잘 결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백질 식품은 되도록 물에 삶거나, 찌거나, 데치는 방식으로 조리하는 게 좋다. 이 경우에도 최종당화산물은 생성되지만, 온도가 100도 이상 올라가지 않고, 최종당화산물이 물에 희석되기 때문에 실제 섭취량은 굽거나 튀긴 식품보다 적다.​

또한 같은 조리법이어도 레몬즙, 식초 같은 산성 식품을 추가하면 최종당화산물 생성을 줄일 수 있다. 차움 푸드테라피클리닉 이경미 센터장은 그의 저서에서 "레몬즙에 마리네이드해서 구운 소고기가 그냥 팬에 구운 스테이크보다 최종당화산물 생성이 3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또한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 전통 간장이 아닌 산에 의해 분해한 저렴한 간장에 최종당화산물이 많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고등어조림이나 두부조림처럼 간장으로 졸인 요리에도 최종당화산물이 더 많은 편이다. 콜라 등 갈색이 나는 음료수에도 최종당화산물이 많아 과도한 섭취를 피해야 한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