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걷기 힘들면 인공관절 고려… 정교한 '로봇팔', 수술 오차 줄인다

입력 2019.10.23 09:49

퇴행성관절염 로봇 인공관절 수술

퇴행성관절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인공관절 삽입 전 3차원 CT영상을 분석해 가장 적절한 뼈 절삭 정도나 무릎 각도 등을 체크한다. 이춘택병원 윤성환 병원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수술 시 하지 정렬 오차가 줄어든다”며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출혈량도 적어 회복도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이춘택병원 윤성환 병원장이 의료진들과 함께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가을철에는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관절염은 기압, 기온, 습도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소풍이나 산행 등으로 야외활동이 늘어나면 손상이 진행되기 쉽다. 퇴행성관절염은 손상이 심해지면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수술법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어떤 게 중요하며,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로보닥)을 들여와 활발히 시행 중인 이춘택병원의 윤성환 병원장에게 들어봤다.

◇통증으로 걷기 힘들면 수술 고려해야

퇴행성관절염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 건 아니다. 관절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다. 염증만 약하게 있는 초기에는 약물 복용과 주사요법 등 보존 치료로 좋아진다. 여기서 무릎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무릎 관절 사이의 연골이 점차 닳는다.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 움직일 때, 관절과 관절이 닿으면서 통증이 생긴다. 다리가 O자 모양으로 변하기도 한다. 윤성환 병원장은 "관절염이 있으면서 다리 변형으로 뒤뚱거리며 걷거나, 통증으로 조금이라도 걷기 힘들다면 수술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 수술은 크게 인공관절부분치환술, 인공관절전치환술, 무릎절골술로 구분한다. 인공관절부분치환술은 손상된 일부만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방법이다. 인공관절전치환술은 무릎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졌을 때 관절 전체를 교체하는 방법이다. 무릎절골술은 무릎 안쪽 뼈를 잘라 다리 축을 맞추고, 빈 공간에는 인공 뼈를 채워 다리를 곧게 펴줘 휘어진 다리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다리 모양이 변형된 사람에게 필요하다.

◇인공관절 수술의 발전… 로봇 이용해 정확하게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도 나왔다.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 시스템을 접목시켜, 보다 정교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윤성환 병원장은 "성공적인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 엉덩이 관절 축 중심에서 발목 관절 축 중심까지 일직선으로 정렬되는가가 관건"이라며 "정렬을 잘 맞춰야 인공관절을 오래 쓸 수 있고 환자 불편함도 적은데, 사람마다 무릎 모양이나 뼈의 변형 정도가 다르다보니 사람 손으로 뼈를 깎는 등 전통적 방식으로 수술하면 정렬 각도에 오차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로봇 수술을 할 때는 수술 전, 3차원 CT를 통해 수술 부위를 먼저 촬영한다. 촬영 자료를 바탕으로 로봇이 환자의 뼈 모양을 파악하는데, 이 정보로 3차원 가상현실에서 수술 계획을 짤 수 있다. 가상현실 수술을 통해 ▲어떤 임플란트가 가장 적합한지 ▲뼈를 어떻게 깎아야 하는지 ▲무릎 각도를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등을 알 수 있어 수술시 오차가 줄어든다. 뼈를 깎을 때도 로봇 팔에 부착된 가느다란 칼을 통해 빠르게 절삭하다보니, 감염 위험이 적다. 윤성환 병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손으로 하는 수술보다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출혈량이 적어 회복도 빠르다"며 "입원 중 재활치료가 끝나며 이후에는 2주, 6주,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검진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미국정형외과학회에서 이춘택병원 의료진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 우수성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병원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300명과 의사가 손으로 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300명을 10년 이상 장기 추적, 비교한 결과다. 무릎 통증과 무릎 기능에 대해 점수화한 결과, 통증 점수는 로봇 수술 집단이 89점으로 일반 수술 집단보다 5점 높았다. 기능 점수 역시 로봇 수술 집단이 91점으로 일반 수술 집단보다 9점 높았다. 점수가 높을수록 통증이 적고, 무릎이 잘 기능한다는 의미다.

◇기술 빠르게 도입, 연구소 설립… 해외 의료진도 배우러 찾아

퇴행성관절염
퇴행성관절염
지난 14일부터 16일, 우즈베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정형외과 의료진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 교육을 받기 위해 이춘택병원을 찾았다. 이들은 대한정형외과학회에 요청해 이춘택병원의 수술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말해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다.
이춘택병원은 로봇 인공관절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는 병원으로 꼽힌다. 병원 내 자체 연구소가 있으며, 해외 의료진은 이춘택병원의 노하우를 배우려 병원을 찾는다.

▷로봇관절연구소=이춘택병원은 미국에서 개발된 로봇 인공관절 시스템 로보닥을 2002년 10월 국내에 최초로 도입,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성공시켰다. 윤성환 병원장은 "처음 故이춘택 원장께서 로보닥을 도입할 때, 로봇이 생소하다는 이유로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환자에게 정확한 수술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도입했고, 수술에 성공했다"며 "현재까지 이춘택병원에서 시행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1만4000건 이상으로 국내 최다 건수"라고 말했다. 원내에는 자체 로봇관절연구소가 있다. 처음 도입한 로봇은 서양인 체형에 맞게 설계돼, 수술 시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병원은 2005년부터 의사는 물론 국내외 로봇 전문가,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을 참여시켜 한국인 체형에 맞게 로봇을 개선하고 있다.

해외 의료진 연수=이춘택병원에는 2011년부터 해외 의료인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16일에는 우즈베키스탄 정형외과 의료진 3명과 아프가니스탄 정형외과 의료진 1명이 이춘택병원을 찾았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 연수 교육을 위해서다. 이들은 대한정형외과학회 학술대회에 참가하기 전, 이춘택병원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배우고 싶다고 스스로 학회에 요청해 연수를 받게 됐다. 윤성환 병원장은 "이들은 병원의 16년 임상 노하우가 집약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참관하고 돌아갔다"며 "이춘택병원은 인공관절 수술 등 정형외과 분야의 최신 의료기술을 선도하는 만큼, 앞으로도 해외 의료인 연수를 통해 선진 의료기술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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