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당뇨병, 중장년보다 철저히 관리해야

입력 2019.10.23 09:33

[의학 칼럼]

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최근 당뇨병 진단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젊은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의 20%가량인 약 98만명이 40대 이하의 젊은 당뇨병 환자다.

젊은 당뇨병 증가의 주된 원인은 운동 부족과 비만이다. 체내 지방조직이 늘어나면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인슐린 호르몬은 췌장에서 만들어져 우리 몸의 혈당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우리 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췌장에서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췌장이 지치면서 인슐린 분비 기능이 현저히 낮아지고, 당뇨병으로 진행되기 쉽다.

안타깝게도 한 번 망가진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은 회복이 어렵다. 또한, 젊은 당뇨병 환자들은 본인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해 당뇨병 치료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당뇨병을 보다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기대 여명을 80세로 가정했을 때, 30대에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60대 환자에 비해 2배 이상 췌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지내야 한다.

당뇨병 치료에는 '골든 타임'이 있고, 이를 놓치면 안 된다.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당뇨병의 근본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려면 체중을 줄이고 신체 운동량을 점차 늘려야 한다. 특히 젊은 환자는 고령 환자에 비해 강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있어 운동을 통한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

약물 치료도 가능하다. 현재 당뇨병 치료에는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GLP-1 유사체 등 다양한 계열의 약제가 사용된다. 대부분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을 낮추는데, 그 중에서도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의 약물은 직접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낮아지면 체내 인슐린 요구량이 줄어들어 췌장 부담이 줄어든다.

당뇨병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다. 젊은 나이에 당뇨병이 발병해도, 적극적인 자세로 꾸준히 생활습관을 관리한다면 당뇨병이 없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당뇨병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사회생활이 활발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당뇨병을 가볍게 여기지 않아야 하고, 주변 사람은 술을 강요하지 않거나 격려해주는 등 도움을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런 분위기가 정착된다면 당뇨병 환자의 효과적인 당뇨관리로 이어질 것이다.


맨 위로